즐기자! 웰니스 인천

우리나라 1호 등대가 있는 당일치기 팔미도 여행 [즐기자! 웰니스 인천·(6)]

입력 2024-08-15 21:15 수정 2024-08-16 10:06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8-16 8면

갈매기 호위 받으며 외딴 섬 여름 훔쳤다


100년간 민간인 출입금지 되다 2009년 개방 '자연문화' 볼거리 가득
바위틈 고둥 잡고 붉은 낙조에 힐링… 소사나무 둘레길 울창한 그늘
인천상륙작전 성공 이끈 '최초 등대' 중심 역사탐방지로도 손색없어
물고기 모양 유람선 타고 사회자 입담 들으며 '낮맥'… 선상 명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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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팔미도 유람선에서 바라본 팔미도 전경. 2024.8.11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소사나무 군락지에서 싱긋한 숲내음을 맡고 인천상륙작전 이정표가 된 우리나라 1호 등대 앞에서 역사공부까지… 인천 중구 연안부두에서 뱃길로 50분을 가면 중구 무의동 팔미도에 닿는다. 팔미도는 군사보호구역으로 100여년간 민간인 출입이 금지되다가 2009년 개방됐다. 올해로 방문객을 받은 지 15년째다.

면적은 7만5천670㎡의 조그마한 크기지만, 섬 전체가 자연·문화·역사 분야 여러 볼거리로 가득 차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연인 또는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당일치기로 섬 탐방을 할 수 있는 곳으로는 팔미도가 제격이다.

바닷물이 빠진 바위틈에서 고둥을 잡고, 붉은 낙조가 바닷물을 금빛으로 물들이는 모습을 감상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다.



팔미도는 등대와 등대 역사관, 소사나무 둘레길, 전망대, 해변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 주말인 11일에는 수도권에서 찾아온 50여명의 여행객이 팔미도에서 늦여름 휴가를 즐겼다. 전문 교육을 받은 인천문화관광해설사의 안내를 받으면 2시간의 여행이 한층 더 충만하게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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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인천 중구 팔미도를 찾은 방문객들이 소사나무 군락지를 걷고 있다. 2024.8.11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 울창한 소사나무 숲과 탁 트인 바다에 잠기는 낙조


팔미도는 섬 대부분을 덮고 있는 소사나무 둘레길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이곳에 있던 나무들은 팬데믹 등으로 방문객 발길이 줄었던 최근 5년 사이 빠르게 자라면서 울창한 숲을 이뤘다. 가파른 바위섬 능선을 따라 촘촘하게 자란 소사나무는 여름철에는 시원한 그늘로, 겨울철에는 매서운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방풍림으로 역할이 바뀐다.

숲속을 거닐다 향긋한 내음에 고개를 돌리면 시장 가판에서나 봤던 산나물들을 볼 수 있다. 쉼터에 앉아서 서늘한 바람에 땀을 식히며 바다를 바라봐도 좋다. 둘레길 곳곳에는 과거 군사시설로 이용됐던 해안포 등이 남아있다. 지금도 팔미도는 해군인천해역방어사령부 소속 부대가 주둔하고 있다. 숲을 찬찬히 둘러보며 걷는 데는 약 15~20분 정도 소요된다.

15년째 팔미도 유람선을 운영하는 김재천 현대마린개발 대표는 "둘레길에는 길게 뻗은 소사나무가 우거져 시원한 그늘을 만들고 있다"며 "둘레길 해안가 인근에는 거북이, 독수리, 하마 등 동물 이름을 딴 기암괴석 등이 있어서 곳곳에 볼거리가 가득하다"고 말했다.

둘레길에서 맑은 숲내음을 만끽했다면 이제는 해변으로 이동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체험 활동을 하면 된다. 팔미도는 남북으로 두 개의 섬이 모래톱으로 연결돼 있다. 이날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바위틈에 있는 고둥을 잡거나 바다에 발을 담그며 여름 막바지에 청량감을 만끽했다.

모래사장 위에서 명상이나 요가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방문객들은 바다를 배경으로 스트레칭과 요가 동작을 하면서 여행의 즐거움과 건강을 동시에 챙겼다. 해변에는 누구나 쓸 수 있도록 요가 매트가 구비돼 있다. 해변에 놓인 의자에 앉아 잔잔한 바다를 바라보는 '물멍'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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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1호 등대인 팔미도 등대는 1903년 처음 불을 밝힌 뒤 2003년까지 100년간 운영됐다. 2024.8.11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 근현대사 역사를 품은 우리나라 최초 등대


팔미도에는 우리나라 1호 등대인 팔미도 등대가 자리 잡고 있다. 팔미도는 등대를 중심으로 한국 근현대사를 배울 수 있는 역사탐방지로도 손색이 없다. 해발 58m 최고 지점에 팔미도 등대 2기가 세워져 있다. 작은 등대는 1903년 처음 불을 밝힌 뒤 2003년까지 100년간 뱃길을 안내했다. 지금도 운영할 수 있을 정도로 관리를 하고 있다. 현재는 2003년 새로 세워진 등대가 선박의 안전을 지키는 임무를 이어 받았다.

팔미도 등대는 일제가 조선과 맺은 조일통상장정(1883년) 의무를 앞세워 대한제국 정부에 건설을 강요한 시설이다. 침탈자의 뱃길을 인도하기 위해 설립됐다는 점에서 한국사의 아픔을 안고 있는 셈이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인천상륙작전에 참여한 연합군 함대는 팔미도 등대가 비춘 뱃길을 따라 인천으로 진입했다. 인천상륙작전은 한국전쟁 전세를 뒤바꾸면서 수도 서울 탈환 등 연이은 전투에서 승리를 가져다준 작전으로 평가받는다.

팔미도 등대는 이 같은 상징성을 인정받아 해양수산부 등대문화유산 제1호이자 인천시 유형문화유산 제 40호, 국가유산청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447호로 등록됐다. 인천시는 내달 인천상륙작전 기념주간에 시민을 대상으로 팔미도 해군 군함 탑승 체험행사를 갖고 팔미도 등대를 돌아보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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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팔미도 등대역사관을 찾은 방문객들이 영상을 바라보고 있다. 2024.8.11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팔미도 관광객의 안내를 맡은 임명미 인천문화관광해설사는 "팔미도는 한국 근현대사를 품고 있는 곳으로 다양한 역사적 사실을 되새길 수 있다"며 "수려한 자연 경관을 볼 수 있고 팔미도 등대의 역사적 의의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팔미도 선착장 입구에는 팔미도 등대에 대한 정보와 역사를 정리해놓은 등대 역사관이 있다. 등대 역사관에는 등대에 쓰이는 조명기구인 등명기부터 팔미도 등대 설립 배경, 인천상륙작전에서의 역할 등을 설명하는 자료가 전시돼 있다. 팔미도에는 옛 등대에서 근무했던 직원들의 사무실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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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팔미도 유람선 탑승객들이 사회자 안내에 따라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2024.8.11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 황금어 유람선에서 낙조를


팔미도 여행은 입도와 출도를 위해 유람선에 탑승하는 시간부터 시작된다. 황금빛 물고기 모양의 유람선이 멀리서부터 눈길을 끈다. 유람선에서는 팔미도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가는 사회자의 재치 있는 입담과 가수 박건아씨의 선상 공연이 흥겨움을 더한다.

팔미도 여행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바다와 하늘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낙조를 볼 수 있다. 유람선에서는 시원한 커피부터 바다를 안주 삼은 '낮맥'을 즐길 수 있다.

선상 명상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서 악기 연주소리와 파도가 부딪히는 소리를 들으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사회자 안내에 따라 천천히 심호흡을 하면 긴장 완화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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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팔미도를 찾은 한 가족이 바다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4.8.11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팔미도 여행은 토·일요일 주말 오후 3시 30분 유람선에 승선해 7시30분에 연안부두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운영된다. 유람선 예매 등은 월미도 유람선 홈페이지(palmido.shop)에서 하면 된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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