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병변장애인 '불편' 갇힌 경험도
로비계단에 완만한 경사로 요구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회원들이 20일 오후 수원시청 로비 본관에 장애시민을 위해 설치된 리프트를 힘겹게 탑승하고 있다. 2024.8.20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
20일 오후 1시께 수원시청 본관 1층 로비. 청사를 찾은 뇌병변장애인 김동예(49)씨가 휠체어 리프트에 오르자 움직이기 시작한 리프트는 천천히 가다서다를 반복했다. 작동 버튼을 누르고 있어야 리프트가 올라가는데, 그의 신체는 손가락을 내내 버튼에 얹을 정도로 자유롭지 않았다.
2~3분가량 리프트와 사투를 벌인 끝에 그는 8m 높이 리프트에서 나올 수 있었다. 그는 "힘이 안 들어가서 계속 누르고 있기 힘들었다"며 "리프트 안의 공간도 좁고 위험하다"고 했다.
수원시청사 본관을 오가는 장애인들이 로비에 설치된 리프트에 대한 불편을 호소하며, 위험도가 낮고 스스로 이용이 수월한 완만한 경사로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20일 시에 따르면 시청사 본관 리프트는 2012년 설치됐다. 시청사 건물과 시의회를 방문하려면 로비 계단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데, 계단 이용이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해 시가 계단 옆에 리프트를 만든 것이다.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회원들이 20일 오후 수원시청 로비에 장애시민을 위해 설치된 리프트를 어렵게 탑승하고 있다. 2024.8.20 /최은성기자 ces7198@kyeognin.com |
그러나 장애인들은 리프트가 비좁고 위험하다는 이유로 경사로 설치 요구를 지속해오고 있다. 이날 리프트를 이용한 함선미(45)씨는 "버튼을 눌러도 멈춘 적이 있고, 큰 전동휠체어는 아예 (리프트에) 들어가지도 못하니 문제가 많다"고 토로했다.
실제 최근 리프트 자동문이 이용 도중 열리지 않는 등 고장문제도 끊이지 않는다. 공휴일인 지난 15일 리프트를 이용한 김현숙 진보당 권선구 지역위원장은 "장애를 가져 휠체어를 타는데 그날 문이 고장나서 리프트 안에 잠시 갇혔었다"며 "휴일이기도 했고 동행자가 없었다면 오래 갇혔을 걸 생각하니 지금도 아찔하다"고 떠올렸다.
시는 청사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의 불편 민원을 파악하고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 실제 이날 이재준 시장은 장애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리프트 크기를 키우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고, 시 관계자는 "경사로 설치를 포함해 장애인 이동권을 개선하는 방향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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