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갈등 일으키는 불만족한 '인천시 문화정책'

입력 2024-08-20 21:02 수정 2024-08-20 21:18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8-21 1면

북부권 문예회관 건립안 '惡手'
'아트플랫폼 맥줏집' 상인 반발
입주예술가 마찰 등 공론화 부족


북부권 문예회관 건립위해 삭발까지 나선 윤환 계양구청장. /경인일보DB
북부권 문예회관 건립위해 삭발까지 나선 윤환 계양구청장. /경인일보DB

 

인천시의 문화정책이 사회통합과 새로운 문화 창조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역 사회 구성원 사이의 불필요한 갈등을 부추기거나 방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 인천시와 서구·계양구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14일 북부권 문화예술회관 건립 방안을 발표했지만 해당 기초자치단체 중 어느 곳도 구체적 후속 절차를 밟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정책을 풀어내는 인천시의 문화 행정이 세심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서구와 계양구 북부권 대표 기초단체 두 곳이 서로 북부권 문화예술회관을 유치하겠다고 경쟁했다. 먼저 기초단체장이 맞붙었다. 윤환 계양구청장은 삭발까지 했고 강범석 서구청장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주민 사이 갈등의 골도 깊어졌다.



이 과정에서 갈등을 조정하거나 완화하기 위한 인천시의 역할은 뚜렷하게 보이지 않았다. 인천시는 결국 어느 특정 지역 한 곳을 문화예술회관 건립 후보지로 선정하지 않고 예산을 여러 곳에 안배하는 방식을 택했다. 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뒤였고 인천시의 결정을 비난하는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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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문화예술인이 기자에게 항의하며 보낸 인천아트플랫폼 맥줏집 사진. /독자 제공

 

인천아트플랫폼 H동 인천서점이 폐업한 자리에 최근 들어선 맥줏집도 비슷한 경우다. 인천시는 예술인이 쓰던 전용 공간에 자리 잡은 커뮤니티 공간을 맥주 등의 판매가 가능한 상업 공간으로 전환했다.

신포동 주변 소상공인들은 이에 대해 적잖이 동요하고 있다. 상인들 사이에 인적이 드문 이곳에 들어선 맥줏집이 수요를 창출하며 상권을 새롭게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기존 고객을 나눠 먹기 하며 상인들 사이의 경쟁을 더 치열하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아트플랫폼 레지던지 기능 폐지 반대 시위에 나선 입주작가들. /경인일보DB
아트플랫폼 레지던지 기능 폐지 반대 시위에 나선 입주작가들. /경인일보DB

 

지난해 인천시는 아트플랫폼을 활성화하겠다며 '인천아트플랫폼 운영 방향 개편'을 추진했다. 지역 문화예술계는 인천시가 나서서 갈등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인천시가 사용한 여러 표현이나 문구가 인천아트플랫폼 입주 예술가를 인천지역 예술가의 적으로 돌리고 있다는 오해를 사기 충분했다. 인천시의 매끄럽지 못한 문화 행정 때문에 지역 주민 단체가 인천아트플랫폼 입주 예술가를 비판하고 나서는 기자회견이 열리기도 했다.

인천시 문화정책이 지역 사회 갈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인천시의 미흡한 '공론화'를 꼽는다. 지역 한 문화정책 연구자는 "비록 인천시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문화정책이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결과가 중요하다"며 "공론화가 부족한 탓이고, 인천시가 스스로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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