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기, 아이·부모 함께 성장하는 중요 시기
교사자격 기준·상향평준화 방법 고민 필요
부처 통합으로 구체안 없이 밀어붙이는 형국
'행복한 유아' 방점… 현장과 소통 신중해야
유보통합은 '유아의 행복한 성장'을 위해 시작됐다. 그런데 현재 진행되는 상황은 진정 '유아'를 위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유아기는 애착을 형성하고, 인성의 바탕을 만드는 일생 중 가장 중요한 시기다. 이때 주 양육자에게 사랑을 듬뿍 받으며 부모와 살을 맞대고 자라야 한다. 그래야만 안정된 정서적 상태를 가진 유아가 된다. 유아기에 형성된 안정 애착은 이후 어려움이 와도 꿋꿋하게 극복해 내고 사랑을 줄 줄 아는 어른으로 성장시키는 동력이 된다.
유아뿐 아니라 부모도 이 시기를 통해 '부모 되기'를 배운다. 아이와 함께 부모도 성장하는 것이다. 자녀를 직접 키우며 다양한 시행착오를 통해 자신만의 '양육 노하우'를 체득하게 된다. 그래서 이후 자녀에게 사춘기가 와도 부모는 어려움을 함께 넘을 수 있는 든든한 울타리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교육부는 유보통합 실행 계획에 기본 운영 8시간과 돌봄 4시간 운영을 담았다. 부모와 떨어져 기관에 12시간을 머무는 아이들이 과연 행복할까? 이런 아이들이 과연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자랄 수 있을까? 20년째 교실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있는 나는 갈수록 자신의 감정표현과 대인관계 맺기에 어려움을 겪는 유아들을, 그리고 그런 자신의 아이를 버거워하고 어떻게 양육해야 할지 몰라 쩔쩔매는 부모들을 더 많이 만나고 있어 안타깝다. 이는 부모가 이른 시기부터 아이를 기관에 맡겨 스스로 자녀를 양육하는 방법을 체득하지 못한 탓도 있다. 이런 상황은 추후 부적응 청소년 양산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며 치료의 과정에서 유아와 부모의 고충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나아가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어 간과하지 말고 유아를 중심에 두고 신중히 검토돼야 할 부분이다.
저출산 대책으로 유보통합이 나왔다고 하는데 자녀를 맡기는 시간만 늘어나면 아이를 낳을지부터 생각해야 한다. 2022년 기준 OECD 회원국들의 평균 합계 출산율은 1.59명으로 우리나라 0.78명에 비해 두 배 이상이다. 프랑스는 가족수당, 출산 수당 등 수당 체계를 정교화해 자녀 수 등에 따라 현금으로 차등 지급한다. 스웨덴은 아버지 할당제로 육아휴직 480일 중 90일은 꼭 아빠가 쓰도록 한다. 출산 장려를 위해서는 자신의 아이를 스스로 기를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부터 마련해 놓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 건강한 인성을 가진 아이들이 많은 행복한 대한민국을 그려볼 수 있다.
더불어 유아교사자격 기준을 명확히 하고 교사 자격 기준도 어떻게 상향평준화 해야 할지에 대해 현장과 소통하며 고민해야 한다. 0~2세 영아를 돌보는 소규모 가정어린이집을 영아보육원(가칭)으로 구분해 돌봄 중심으로 운영하고, 3세~5세 유치원의 유아는 '유아학교'(가칭)에서 전문적인 유아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적절하다. 나아가 0~5세 어린이집의 경우 유아학교로 상향평준화(현재 유치원 수준의 교육과정 운영과 교사채용 조건)해 그 안에 영아보육원(가칭)을 함께 운영하는 형태를 고려할 수 있겠다. 교사 양성도 이에 맞추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유보통합 정책 시행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유치원과 어린이집에만 지원되는 예산은 2025년까지 한시적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법에 근거한 17조1천억원 규모다. 추후 유보통합 과정에서 필요한 예산까지 추계하면 막대한 예산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유보통합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개정안이 발의되고 있지만 현재 유·초중등에서 함께 사용되는 재원이기 때문에 이는 전체 교육 재정의 악화로 이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현재 진행되는 유보통합을 보면 부처 통합이 이뤄졌으니 무조건 속전속결 통합으로 가야한다며 구체안도 없이 속도를 내며 밀어붙이는 형국이다. 유보통합의 방향은 '행복한 유아'에 방점을 두고 진행돼야 한다. 그러기에 반드시 현장과 소통하고 다각적인 검토를 하면서 긴 호흡으로 신중하게 진행돼야 할 것임을 당부한다. 시범사업 후 유아를 위한 방책이 아니라면 유아의 행복한 성장발달을 위해 과감히 원점부터 재고해야 할 것이다.
/권수영 경기도공립유치원교사연합회 회장
교사자격 기준·상향평준화 방법 고민 필요
부처 통합으로 구체안 없이 밀어붙이는 형국
'행복한 유아' 방점… 현장과 소통 신중해야
권수영 경기도공립유치원교사연합회 회장 |
유아뿐 아니라 부모도 이 시기를 통해 '부모 되기'를 배운다. 아이와 함께 부모도 성장하는 것이다. 자녀를 직접 키우며 다양한 시행착오를 통해 자신만의 '양육 노하우'를 체득하게 된다. 그래서 이후 자녀에게 사춘기가 와도 부모는 어려움을 함께 넘을 수 있는 든든한 울타리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교육부는 유보통합 실행 계획에 기본 운영 8시간과 돌봄 4시간 운영을 담았다. 부모와 떨어져 기관에 12시간을 머무는 아이들이 과연 행복할까? 이런 아이들이 과연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자랄 수 있을까? 20년째 교실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있는 나는 갈수록 자신의 감정표현과 대인관계 맺기에 어려움을 겪는 유아들을, 그리고 그런 자신의 아이를 버거워하고 어떻게 양육해야 할지 몰라 쩔쩔매는 부모들을 더 많이 만나고 있어 안타깝다. 이는 부모가 이른 시기부터 아이를 기관에 맡겨 스스로 자녀를 양육하는 방법을 체득하지 못한 탓도 있다. 이런 상황은 추후 부적응 청소년 양산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며 치료의 과정에서 유아와 부모의 고충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나아가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어 간과하지 말고 유아를 중심에 두고 신중히 검토돼야 할 부분이다.
저출산 대책으로 유보통합이 나왔다고 하는데 자녀를 맡기는 시간만 늘어나면 아이를 낳을지부터 생각해야 한다. 2022년 기준 OECD 회원국들의 평균 합계 출산율은 1.59명으로 우리나라 0.78명에 비해 두 배 이상이다. 프랑스는 가족수당, 출산 수당 등 수당 체계를 정교화해 자녀 수 등에 따라 현금으로 차등 지급한다. 스웨덴은 아버지 할당제로 육아휴직 480일 중 90일은 꼭 아빠가 쓰도록 한다. 출산 장려를 위해서는 자신의 아이를 스스로 기를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부터 마련해 놓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 건강한 인성을 가진 아이들이 많은 행복한 대한민국을 그려볼 수 있다.
더불어 유아교사자격 기준을 명확히 하고 교사 자격 기준도 어떻게 상향평준화 해야 할지에 대해 현장과 소통하며 고민해야 한다. 0~2세 영아를 돌보는 소규모 가정어린이집을 영아보육원(가칭)으로 구분해 돌봄 중심으로 운영하고, 3세~5세 유치원의 유아는 '유아학교'(가칭)에서 전문적인 유아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적절하다. 나아가 0~5세 어린이집의 경우 유아학교로 상향평준화(현재 유치원 수준의 교육과정 운영과 교사채용 조건)해 그 안에 영아보육원(가칭)을 함께 운영하는 형태를 고려할 수 있겠다. 교사 양성도 이에 맞추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유보통합 정책 시행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유치원과 어린이집에만 지원되는 예산은 2025년까지 한시적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법에 근거한 17조1천억원 규모다. 추후 유보통합 과정에서 필요한 예산까지 추계하면 막대한 예산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유보통합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개정안이 발의되고 있지만 현재 유·초중등에서 함께 사용되는 재원이기 때문에 이는 전체 교육 재정의 악화로 이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현재 진행되는 유보통합을 보면 부처 통합이 이뤄졌으니 무조건 속전속결 통합으로 가야한다며 구체안도 없이 속도를 내며 밀어붙이는 형국이다. 유보통합의 방향은 '행복한 유아'에 방점을 두고 진행돼야 한다. 그러기에 반드시 현장과 소통하고 다각적인 검토를 하면서 긴 호흡으로 신중하게 진행돼야 할 것임을 당부한다. 시범사업 후 유아를 위한 방책이 아니라면 유아의 행복한 성장발달을 위해 과감히 원점부터 재고해야 할 것이다.
/권수영 경기도공립유치원교사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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