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교육청에 항의… 개선없어
부천지역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조성 현장에서 소음과 진동 등을 동반한 공사가 1년 넘게 강행되면서 인근 주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22일 부천시 등에 따르면 부천교육지원청은 40년 이상 노후 된 소사구 심곡본동 소재 부천남초등학교를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로 조성하고자 지난해 3월부터 210억원을 들여 공사에 들어갔다.
새로 지어지는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연면적 8천766㎡)의 학교에는 VR(가상현실)체험실과 다목적 시청각실 등 디지털·친환경 기반의 내부 시설이 갖춰질 예정이다.
현재 90% 이상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학교는 기존 교사동 건물의 철거 등을 거쳐 오는 10월 말께 준공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년6개월째 이어진 학교 조성공사로 주민들의 고통은 더없이 커진 상태다.
공사장에서 발생한 진동은 학교와 맞닿은 인근 주택에 균열 피해를 가져왔고, 매일 터져 나오는 소음과 비산먼지는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입장이다.
찾아간 현장에서도 이 같은 모습은 어렵지 않게 목격됐다. 학교 후문과 닿은 한 주택의 계단과 벽체에서는 균열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됐고, 주변 건물마다 수북이 쌓인 먼지는 주민들의 고통을 짐작케 했다.
여기에 학교 경계구역에 설치된 안전 펜스는 오히려 인근 주택들의 일조권마저 침해해 저층 거주민들은 대낮에도 햇빛을 보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주민 신모(64)씨는 "최근 주말에는 너무 심한 진동에 건물이 무너질 것 같아 여러 사람이 밖으로 뛰쳐나오기까지 했다"며 "특히 밤낮을 가리지 않는 공사로 정신적 피해가 극심하다. 더 이상은 이대로 못살겠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주민들은 건설업체와 지도·감독기관인 부천교육지원청의 피해 대응 태도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박모(61)씨는 "진동에 따른 건물 균열 등 주민 피해가 날로 커지면서 여러 차례 건설업체와 관계기관에 항의했지만 개선된 것은 없었다"며 "주민 피해를 무시하는 '막무가내 공사'가 바로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부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기존 교사동 철거가 끝나고 9월쯤이면 공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다"면서 "앞으로는 현장을 더 자주 찾아 (주민 피해가 없도록) 지도·감독을 보다 철저히 해 나갈 것"이라고 해명했다.
부천/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