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산책

도시의 레이어, 겹겹이 쌓여 인천이 되기까지 [인천문화산책]

입력 2024-08-24 11:23 수정 2024-08-24 13:50

길고 긴 무더위의 끝자락이 보일 듯합니다. 인천아트플랫폼에서 눈에 띄는 전시들이 열리고 있네요. 주변 개항장 거리에 많은 갤러리와 문화공간에서 전시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으니, 함께 들러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송주형, ‘미쓰비시-삼릉, 도시의 레이어’展

송주형 작가가 제작한 아트 게임 ‘미쓰비시-삼릉, 도시의 레이어’. 전시에서 체험해볼 수 있다. /송주형 제공

송주형 작가가 제작한 아트 게임 ‘미쓰비시-삼릉, 도시의 레이어’. 전시에서 체험해볼 수 있다. /송주형 제공

인천 부평에 있는 미쓰비시 줄사택을 예술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송주형 작가의 개인전 ‘미쓰비시-삼릉, 도시의 레이어’가 오는 28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 전시장2에서 진행 중입니다.

미쓰비시 줄사택은 일제강점기 옛 일본육군조병창(부평 미군기지)을 중심으로 부평 공업지대의 공장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들이 거주하던 주택입니다. 미군기지, 공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현재까지도 다양한 가치와 갈등이 얽혀 있는 장소입니다.

송주형 작가는 이 공간을 단순히 역사적 유물로 인식하기 보단 장소가 형성하고 변화한 과정을 담고 있는 ‘레이어’(Layer)로 보고자 합니다. 작가는 미쓰비시 줄사택에 관한 사료와 구술 기록을 모으고, 이를를 아트 게임, 설치 미술, 단편 영화 등 다양한 형식으로 표현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시대별로 미쓰비시 줄사택을 거쳐간 사람들과 변화 과정을 느껴볼 수 있는 웹빌드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트 게임을 선보입니다. 또 해당 지역에 존재했던 사건들을 바탕으로 한 아트 필름 ‘지붕 위 새하얀 피크 세 개, 자포니카 꽃을 닮았네’를 제작했습니다. 이 작품은 모두 8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인물과 사물들이 등장합니다. 작가는 사람뿐 아니라 줄사택, 숟가락, 벽지, 기타 피크 등으로 세월의 흔적이 얽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송주형 아트필름 ‘지붕 위 새하얀 피크 세 개, 자포니카 꽃을 닮았네’, 2024, 싱글 채널 비디오, 32분27초 /송주형 제공

송주형 아트필름 ‘지붕 위 새하얀 피크 세 개, 자포니카 꽃을 닮았네’, 2024, 싱글 채널 비디오, 32분27초 /송주형 제공

독립기획자 임종은은 이번 전시에 대해 이렇게 평했습니다.

“이것은 이곳이 지금까지 남겨진 과정에서 생긴 다양한 목소리와 경험을 배제하지 않으려는 작가의 의도를 반영합니다. 소외된 감각의 기억은 이 장소에 남겨졌고, 보이지 않는 것처럼 취급된 그들의 이야기를 다시 생생하게 소완해 역사, 지역, 삶의 관계에 대한 성찰을 드러내고, 이를 예술적으로 실천하고 확장해 확인해줍니다.”

작가는 이번 전시 이후 이달 31일부터 내달 1일까지 인천 미추홀구 영화공간주안 3관에서 아트필름을 추가로 상영합니다.

‘내게 다정한 사람’ 전시 연계 프로그램들

인천아트플랫폼 전시장에서 내달 29일까지 진행 중인 기획전 ‘내게 다정한 사람’의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참여하는 것도 전시를 특별하게 즐기는 방법이겠군요. 유아부터 성인까지 모든 세대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구성했습니다.

[전시리뷰] 현대미술이 표현한 인물상…인천아트플랫폼 기획전 ‘내게 다정한 사람’

[전시리뷰] 현대미술이 표현한 인물상…인천아트플랫폼 기획전 ‘내게 다정한 사람’

사람을 그린다는 것은 예술의 기원이자 예술의 영원한 주제다.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진행 중인 기획전시 `내게 다정한 사람`은 현대미술이 표현한 다양한 인물화와 인물상을 모았다. 14명..

인천아트플랫폼은 이달 31일부터 내달 21일까지 매주 토요일 2시에 ‘오!색(五色)다른 마음놀이’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참여자는 2인 1조로 나와 상대방의 감정, 마음의 상태를 탐색하며 서로 간 효과적 의사소통 방법을 모색해 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 참여 작가인 진나래 작가가 기획한 ‘씨앗의 이주를 허하라: 북녘의 콩과 쌀’ 워크숍은 24일 오후 1시에 진행힙니다. 워크숍은 진 작가의 ‘쿠킹 비디오’ 작품의 연장선으로, 북한이탈주민을 강연자로 초청해 북한 장마당 세대 추억의 음식인 ‘두부밥’을 참여자들과 함께 만들어 보고, 이주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습니다.

인천아트플랫폼 기획전 ‘내게 다정한 사람’ 전시장 내에 있는 상설 체험 프로그램 공간. /인천문화재단 제공

인천아트플랫폼 기획전 ‘내게 다정한 사람’ 전시장 내에 있는 상설 체험 프로그램 공간. /인천문화재단 제공

전시 연계 강연은 이달 30일과 내달 6일 오후 3시에 각각 진행합니다. 첫 번째 사진 강연 ‘내게 가까운 얼굴’은 ‘보스토크’ 매거진의 박지수 편집장이 다양한 감정을 담고 있는 얼굴 사진을 통해 맺게 되는 수많은 관계의 가치를 되돌아봅니다.

두 번째는 ‘그림의 기원, 그 다정함에 관하여’를 주제로 한 미술사 강연입니다. 인천아트플랫폼 이영리 큐레이터가 전시의 키워드인 ‘다정함’을 그림의 기원에서부터 찾아가 보는 시간을 마련합니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 신청은 인천아트플랫폼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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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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