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농산물 가격이 급등한데 따른 기저효과 탓에 내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내외로 낮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품목별 머신러닝 예측을 통한 단기 물가전망’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2.6%로 반등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달 2%대 초반으로 둔화한 이후 다음 달에는 2% 내외로 더 낮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근원물가 상승률도 8~9월 중 2.1% 내외 수준에서 내림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지수를 구성하는 세부 품목군별 가격변화를 보루타-랜덤포레스트 머신러닝 기법으로 예측한 후 이를 가중 합산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단기 흐름을 전망했다.
이 방식은 전체 지수를 직접 예측하는 방식보다 예측오차가 20~60% 정도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해당 기법에는 주요 거시변수(국제유가, 환율, 실업률 등)뿐만 아니라 물가지수, 주유소 판매가격, 농축수산물가격 등 세부품목별 변수 등 2천300여개 데이터를 활용했다.
구체적으로는 농산물 가격 오름세가 양호한 기상 여건 등으로 완만한 둔화세를 이어가고, 오름폭이 확대되던 석유류 가격은 최근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향후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집세는 그간의 전세 가격 상승 등이 반영되면서 낮은 수준에서 완만한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10월부터는 물가 상방 압력이 작용할 것으로 관측됐다.
물가 상승모멘텀도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팬데믹 이전 수준에 근접하면서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지만, 과거 물가안정기 보다는 여전히 평균과 분산이 다소 큰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관계자는 “품목별로는 석유류가 8~9월, 농축 수산물은 8월과 10월에 기저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이라며 “11월 이후에는 지난해 연말 유가하락 등이 반대 방향의 기저효과로 작용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둔화세를 다소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문별 물가 상황과 머신러닝 및 기저효과를 통한 단기 예측을 바탕으로 평가해 볼 때, 앞으로 물가 흐름은 공급충격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 한 목표 수준을 향해 안정적으로 수렴해 갈 것”이라면서도 “지정학적 정세, 기상 여건, 공공요금 인상 시기·폭 등에 따라 국제유가·농산물 등 비 근원 품목의 월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리스크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경인일보 (www.kyeongin.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