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로 가는 길목 '반반한 밤'
더위가 그친다는 의미의 '처서'가 지나고 어느덧 가을의 문턱으로 가는 길이지만, 여전히 한낮의 더위는 가시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아주 춥지도, 덥지도 않은 이 무렵의 밤공기는 야경을 즐기기에 좋은 이유가 된다.
낮과 다른 밤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경기도의 야경 명소를 경기관광공사의 도움으로 소개한다.
# 산정호수 수변데크길… 물 위 고요함·화려한 불빛 만끽하길
마치 물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는 호수의 데크길. '산 속에 있는 우물'이란 뜻을 가진 산정호수의 빼어난 풍광은 매일 저녁 화려하게 변한다. 보랏빛 조명과 알록달록한 불빛을 더해 만들어진 수변데크길은 밤하늘과 잔잔한 호수가 더해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경관조명이 조성된 구간은 산정호수둘레길 중 왼쪽 수변데크길로 '하동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낙천지 폭포 옆 오솔길을 따라 오르는 길이 힘들 수 있지만, 최단거리로 수변데크길과 이어진다.
산정호수 수변데크길은 일몰 시간부터 불을 밝혀 주말 낮을 느긋하게 보낸 후 출발해도 괜찮다. 오후에는 조각공원 쪽에서 호수 풍경을 감상하고 일몰에 맞춰 김일성별장을 지나 수변데크길을 걷는 것을 추천한다.
물 위의 길이 주는 고요함, 은은하게 감싸는 조명이 포근함을 전하는 호수에서 사색을 해보는 시간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 중미산천문대 당일별자리 여행… 양평 하늘 수놓은 별 관측하길
여름밤을 아이들과 특별하게 보내고 싶다면 천문대는 어떨까. 양평 옥천의 중미산천문대는 수도권에서 별을 관측하기에 좋은 명소로 손꼽히는 곳이다.
국내 최초로 어린이 대상 천문우주과학 체험학습을 시작한 중미산천문대는 전문 천문연구 강사가 교육을 진행하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한다. 그중 '당일별자리여행'이 인기가 좋은데, 먼저 우주에 관한 해설과 계절별 별자리를 알아보는 천문영상교육을 진행한다. 이후 실제 양평 밤하늘의 별자리를 직접 보고 대형 천체망원경으로 다양한 행성을 관측하는 천체 관측이 1시간 가량 이어진다.
천문대가 높은 산에 위치해 있는 만큼 일기예보와 날씨가 다른 경우가 많다. 중미산천문대는 영상교육 뒤에 천체 관측이 어려우면 1년 내 재방문했을 때 무료로 다시 관측할 수 있게 해준다. 단체 탐방객을 위해 식사나 숙박이 포함된 밤 프로그램과 1박2일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 망해암 야경… 산 속 사찰 너머 일몰 장관·안양 전경 한눈에
관악산의 한 지류가 흘러 이곳에 나지막한 산을 만들었고, 망해암은 이 산의 정상에 위치하고 있다. 서향을 하고 있는 사찰은 해가 지는 오후가 되면 태양이 서쪽 산 너머로 사라지는 일몰의 장관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또 눈앞에 펼쳐진 안양시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1번 국도에서 비산동 대림대학교 옆길로 들어서면 아파트 단지를 지나 산길로 이어진다. 망해암으로 가는 길은 매우 좁고 경사가 급해 비봉산힐링공원이 보이면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이곳은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사찰로 조용히 경내를 돌아보며 일몰을 맞이하는 것도 좋다.
조금 더 탁 트인 풍경과 야경을 보고 싶다면 약 500m 위, 산 정상의 안양항공무선표지소로 가야 한다. 표지소 왼쪽으로 작은 전망대 같은 공간이 있고, 벤치도 마련돼 있다.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감상하는 안양의 야경은 올라오며 흘린 땀을 충분히 보상해줄 것이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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