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7,000마리 폐사… 폭염의 '가축 학살'

입력 2024-08-26 20:28 수정 2024-08-26 20:31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8-27 7면

가금류만 99만… 전국서 피해
"악취 관리도 한계" 잇단 민원
"계절 위험, 선제적 조치 해야"

 

6일 폭염속 더운 공기를 빼내기 위해 환기 팬을 설치한 양계장. 2024.8.6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6일 폭염속 더운 공기를 빼내기 위해 환기 팬을 설치한 양계장. 2024.8.6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올여름 폭염과 열대야 등 좀처럼 식을 줄 모르는 무더위에 폐사하는 가축이 100만 마리를 넘어섰다. 경기도 내 축산농가들은 폐사율을 낮추려고 가축 관리에 안간힘을 쓰면서도 생산성 저하 여파가 여름 이후로도 이어지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여주시에서 산란계(알을 낳는 닭) 농장을 운영하는 김모(38)씨는 하루 많게는 100마리 안팎의 죽는 닭을 지켜본다고 한다. 털이 많고 땀샘이 없는 닭의 특성에 따라 계사 내 쿨링 팬을 멈추지 않고 돌리지만 역부족인 것이다.

김씨는 "더위도 더위인데 닭들이 사료를 잘 먹지 않으니 계란의 크기도 작아져 수익성이 떨어지는 등 문제가 크다"며 "긴 더위로 스트레스가 쌓인 닭들의 떨어진 생산성이 여름 이후에도 이어지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했다.



26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6월 11일부터 전날까지 폭염으로 누적 105만7천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이 중 가금류는 99만6천마리, 돼지는 6만마리에 달한다. 올해 폭염일수(22일)는 평년(10.3일)의 2배에 달하며 열대야 일수(19.2일)는 벌써 역대 최고 수준이지만, 올해 무더위는 다음 달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돼 도내 농가들의 신음은 계속될 전망이다.

축산농가 중심으로 유독 여름철 악취 문제가 집중되는 것도 이들의 걱정거리다. 정부가 가축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장 기술 지도, 냉방시설 설치 사업 등을 펼치지만 계절 위험 요인이 해마다 커지는 만큼 보다 선제적이고 예방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농가의 목소리다.

화성시 남양읍에서 돈사를 운영하는 이모(47)씨는 법적 악취 배출기준을 지키느라 분투하지만, 농장에서 악취를 모조리 잡기에는 한계가 명확해 축사 시설 개선 등 보다 근본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명절을 앞두고 출하 준비를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더위 영향으로 지연되고 있다"며 "전염병 방역도 해야 하고, 여름철 농장에 냄새가 난다고 신고하는 민원도 많은데 그렇다고 새로 시설을 지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답답하다"고 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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