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 물길 살리기에 손잡고 나선 노·사·민·정

입력 2024-08-26 20:16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8-27 19면

지난 23일 인천 한국지엠 부평공장 홍보관에서 세월천을 생태하천으로 조성하기 위한 토론회 ‘세월천이 흘러야 굴포천이 산다’가 열렸다. 왼쪽부터 ▲손여순 인천시 수질하천과장 ▲장정구 기후생명정책연구원 대표 ▲윤용신 한국지엠지부 수석부지부장 ▲이성재 한국지엠지부 자문위원 ▲최혜자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사무처장 ▲허정미 부평구의원 ▲송경선 한국지엠 환경시설 담당장. 2024.8.23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지난 23일 인천 한국지엠 부평공장 홍보관에서 세월천을 생태하천으로 조성하기 위한 토론회 ‘세월천이 흘러야 굴포천이 산다’가 열렸다. 왼쪽부터 ▲손여순 인천시 수질하천과장 ▲장정구 기후생명정책연구원 대표 ▲윤용신 한국지엠지부 수석부지부장 ▲이성재 한국지엠지부 자문위원 ▲최혜자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사무처장 ▲허정미 부평구의원 ▲송경선 한국지엠 환경시설 담당장. 2024.8.23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

 

인천을 흐르는 하천은 경인아라뱃길, 굴포천 등 국가하천 2개와 청천천, 갈산천, 장수천, 승기천 등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지방하천 30개가 있다. 지방하천 총 길이는 109㎞에 이르는데 이 중 도심하천 길이가 58㎞로 절반을 넘는다. 도시 곳곳에 물줄기가 이어져 있지만 상당 구간이 콘크리트 구조물로 덮인 복개천이다. 물이 마르는 건천화 현상을 보이거나 오염수 유입으로 악취가 심한 상태지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곳도 적지 않다.

인천시민 누구나 동네에서 하천 생태계를 누릴 수 있는 것을 목적으로 한 '하천 살리기 프로젝트'가 곳곳에서 진행 중인 가운데 부평구에서 진행되고 있는 '세월천 살리기'가 눈길을 끈다. 세월천은 원적산에서 발원해 영아다방사거리를 거쳐 한국지엠 부평공장을 가로질러 갈산천·굴포천으로 이어지는 물길이다. 현행법상 하천이 아닌 구거(수로)로 돼 있어 구청 도로과 하수팀이 관리한다. 오랜 시간 대공장에 막혀 그 존재조차 희미해진 세월천을 깨끗하게 가꿔 시민에게 개방하자고 제안한 건 한국지엠 노동자들이다.

한국지엠 부평공장을 가로지르는 세월천 주변은 봄이 되면 개나리, 라일락, 겹벚꽃이 만개해 공장 내 꽃향기가 가득해진다. 흰뺨검둥오리, 너구리, 족제비 서식지이기도 하다. 수질 오염과 악취가 심해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누구 하나 나서지 않았다. 뒤늦게나마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가 추진하는 세월천 생태하천 조성 사업이 지역 국회의원, 자치단체, 환경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공감대를 이뤘다. 지난 23일 열린 토론회에 나온 한국지엠 관계자도 환경보호를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인식한다며, 앞으로 부평구 또는 인천시에서 관련 제안이 오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업이 자치단체, 환경단체, 주민과 함께 하천 수질을 개선한 첫 사례로 '웅진코웨이 공주 유구천 가꾸기' 사업이 꼽힌다. "마실 수 있을 만큼 깨끗하게 만들자"는 구호로 2003~2010년 진행된 하천 가꾸기 사업으로 유구천 환경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한국지엠 노사와 부평구·인천시가 뜻을 모으면 세월천을 새롭게 변모시키는 일이 불가능하지 않다. 노조, 회사, 자치단체, 국회의원, 환경단체가 협력해 공장에 흐르는 물길을 살려 시민 품으로 돌려준다면 노·사·민·정 협력으로 이뤄낸 모범사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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