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후 건축물의 소방설비 확충 시급하다

입력 2024-08-28 19:46 수정 2024-08-28 19:48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8-29 19면

노후숙박시설(사회부) (9)
27일 오후 스프링클러가 없어 화재에 취약한 경기도내 한 노후숙박시설. 2024.8.27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19명의 사상자를 초래한 부천 호텔화재가 발생한 지 1주일이 지났지만 경기도내 노후 숙박시설 곳곳에선 화재에 취약한 문제점들이 여전하다. 경인일보가 수원시와 성남시 분당의 일부 노후 숙박시설을 직접 확인한 결과는 실망이었다. 객실 내에 설치된 완강기는 무용지물이었으며 대피경로 안내도가 잘못 표시된 경우도 있었다. 비상구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음은 물론 스프링클러도 눈에 띄지 않았다. 한 숙박업소 관계자는 "1년에 2차례 소방시설 점검에서 이상 없음을 확인받았다"며 태연했다.

오래된 숙박시설들의 안전불감증은 전국적으로 대동소이해서 화재 우려는 고스란히 투숙객의 몫으로 남는다. 호텔이나 모텔 같은 전국 숙박시설에서 하루에 한 번꼴로 화재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2019년 365건, 2020년 344건, 2021년 375건, 2022년 382건, 2023년 377건 등인데 올해도 이달 22일까지 221건이 발생했다. 매년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한 숙박시설 유형은 모텔로 최근 5년간 연평균 130건이다. 부천 화재 호텔도 이름만 호텔일 뿐 실제는 대실이 가능한 모텔이었다.

첨단기술이 발달한 한국인데 왜 후진국형 대형사고가 끊이지 않을까. 조만간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질 예정이나 부천 호텔화재 이후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숙박업소를 찾는 문의가 온라인에서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스프링클러는 2017년부터 6층 이상 모든 신축 건물에 층마다 설치하도록 의무화했지만 기존 건물에 대한 소급 적용은 불가하다.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친 부천 호텔은 2003년에 준공돼 소방법, 건축법상 스프링클러 의무설치 대상이 아니었다.



다중이용시설과 숙박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그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어 대책이 시급하다. 전문가들은 스프링클러 의무설치 규정을 소급 적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설치비용이 1㎡당 1천만원으로 부담이 상당하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설치 지원책을 다각도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번 부천 호텔화재를 계기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도 한목소리로 재발방지 대책 강구를 언급했다. 공동주택에서도 화재참사가 빈발하는 추세이다. 단독·다가구·연립·다세대 주택의 소화기와 경보형 감지기 보급률은 35.4%에 불과하다. 선진한국의 국격에 부합하는 소방설비 확충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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