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 내시경을 하다 환자 결장에 구멍(천공)을 낸 70대 의사가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5-1부(부장판사·강부영)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의사 A(74)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은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4월께 경기 부천 한 내과의원에서 대장 내시경을 진행하던 중 환자 B씨의 결장에 천공이 생기게 하는 등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당시 내시경 검사 이후 복통이 생겨 엑스레이(X-Ray) 촬영까지 했지만, “용종도 없고 깨끗하다”는 A씨의 말을 듣고 퇴원했다.
그러나 퇴원 이후에도 복통이 계속됐고, 결국 사흘 뒤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여기서 B씨는 결장 천공과 복막염 진단을 받아 수술까지 받게 됐다.
검찰은 “피해자는 고령인데다가 과거 자궁 적출 수술로 대장이 좁아진 상태였다”며 “피고인은 결장에 내시경이 잘 들어가지 않자 무리하게 삽입을 시도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A씨는 “환자가 복통을 호소해 엑스레이(X-Ray) 촬영을 하는 등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다했다“고 주장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도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자의 증상에 큰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퇴원을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심 판단이 무겁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