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개원 첫날부터 '충돌'
한동훈 "李 제기 '계엄령준비 의혹'
근거대라… 사실 아니면 국기문란"
민주 "충암고 출신 국방장관 후보자
계엄령 대비 '친정체제 구축' 용도"
제22대 국회의원들이 2일 국회에서 개원식을 마치고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4.9.2 /연합뉴스 |
22대 국회가 전날 여야 대표 회담을 계기로 협치 분위기가 살아나는 듯했지만, 결국 윤석열 대통령의 개원식 불참과 첫날부터 '계엄령 준비 의혹', '친일 몰이' 공세로 경색 정국을 풀지 못했다. 여야는 오전에 열린 각당 최고위원회의에서부터 '계엄령 준비 의혹'을 놓고 충돌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더 나아가 윤석열 정부의 '친일몰이'를 가속화했다.
그나마 개회식 이후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의원 모두는 국회의사당 앞 현관 계단에 모여 앉아 잠시 단체기념사진촬영을 가졌지만 분위기는 예년 같지 않았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가 제기한 '계엄령 준비 의혹' 제기에 대해 "근거를 제시하라"고 압박하면서 "사실이 아니라면 국기 문란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11년 만에 열린 여야 대표 회담 모두발언에서 이 이야기가 나왔다. 이 정도면 민주당이 우리 모두 수긍할만한 근거를 갖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고, 다른 최고위원들도 이 대표와 최근 민주당이 제기한 계엄령 준비 의혹에 대해 실체를 밝혀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이 대표는 전날 회담 모두발언에서 "계엄 해제를 국회가 요구하는 걸 막기 위해 계엄 선포와 동시에 국회 의원을 체포·구금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최고위원 회의와 방송 인터뷰에서 "제가 보기엔 이 대표가 판결 선고 날짜가 가까워져 오니 눈에 헛것이 보이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고, 김종혁 최고위원도 "이 대표의 공개 발언은 일부 사람들에게 대한민국 정부에 대해 피해망상적 공포심을 불러일으킬 여지가 충분하다. 가장 저급한 형태의 정치"라고 꼬집었다.
반면 민주당은 의혹에 대한 근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 국방위원회의 김용현 국방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추미애(하남갑) 의원은 "항간에는 계엄령 대비를 위한 친정체제 구축 중이라고 한다"면서 "그게 김 후보자 용도"라고 말했다.
그 이유로 "(김 후보자가 국방부 장관이 된다면) 군 조직과 인사에 대한 정보를 틀어쥐고 있는 방첩사령부, 수도방위사령부와 하나가 된다"면서 "헌정체제를 교란할 수 있다"고 김 후보자 임명에 반대했다.
윤 대통령의 모교인 충암고 1년 선배인 김 후보자, 역시 충암고 출신인 여인형 방첩사령관, 김 후보자 측근인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군 조직 내 견제와 균형이 무너진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박선원(인천 부평을) 의원은 "김 후보자 관계자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 정도면 제2의 하나회라 할 만하다. 하도 인사에 개입해서 국방장관위에 국방상관이라고 한다"면서 "수방사령관 특전사령관 방첩사령관을 한남동 공관에 불렀나? 출입 기록 남기지 않으려고 경호처 직원 안내로 불러 무슨 얘기 했나. 내란 음모로 비춰질 수 있다. 명심하라"고 쏴붙였다.
/정의종·권순정기자 je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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