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꿈 멀어진 경인교대… 102명 떠났다

입력 2024-09-02 19:54 수정 2024-09-02 20:03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9-03 6면
작년 자퇴 증가율 2022년比 43.7%
초등교사 임용시험 경쟁률 등 영향
최근 불거진 교권침해 문제도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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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인천시 계양구 경인교육대학교의 한 강의실에서 수업을 마친 학생이 밖으로 나오고 있다. 2024.9.2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지난해 함께 입학한 과 동기가 30명 정도인데 그 중 5명이 의학 계열 대학으로 반수를 준비하다가 학교를 떠났습니다."

올해 2학기가 시작된 2일 오전 인천 계양구에 있는 경인교육대학교 인천 캠퍼스에서 만난 수학교육과 23학번 김모(22)씨는 이렇게 말했다.

이날 종로학원이 교육부·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중도탈락자'(자퇴 등) 현황을 분석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경인교대를 그만둔 학생은 102명으로, 전국 10개 교대 중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교대(96명), 부산교대(67명) 등 순이다. 지난해 전국 교대에서 자퇴한 학생 수는 총 667명으로, 6명 중 1명꼴로 경인교대 재학생인 셈이다.



경인교대가 전국 교대 중 입학 정원이 가장 많은 것을 고려하더라도 자퇴생 증가율은 유독 높은 상황이다. 서울교대는 지난 2022년 대비 지난해 증가율이 15.7%인데, 경인교대는 43.7%에 달했다. → 그래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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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 학생들이 자퇴하는 데에는 초등교사 임용시험 경쟁률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영어교육과 23학번 최모(21)씨는 "예전엔 교대에 가면 무조건 교사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컸지만 이제는 임용시험 합격이 쉽지 않다"며 "주변에 회계사, 세무사 등 다른 직업을 갖기 위해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일반대학으로 가기 위해 반수를 준비하는 친구들도 더러 있다"고 했다.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를 고려해 초등교사 임용시험 선발인원을 2014년부터 줄이면서 교원 수급을 조절해왔다. 반면 교대 입학 정원은 2012년 이후 그대로 유지되면서 교대 졸업생들의 임용시험 경쟁률이 높아졌다. 지난해 경인교대 학생 중 초등교사 임용시험을 응시한 학생은 554명이며, 합격자는 261명으로 합격률(47.1%)은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서이초 교사 순직 사건 등 최근 불거진 교권침해 문제도 학생들이 자퇴를 선택하는 이유로 꼽힌다. 유아교육과 23학번 이모(21)씨는 "올해 첫 실습을 나갔는데 선배 교사들의 여러 고충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교직 생활을 잘할 수 있을까 고민이 늘었다"고 했다.

경인교대 측은 교육부의 학령인구 감소 대응 방침에 따라 내년도 입학 정원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경인교대 관계자는 "내년도 입학정원을 올해보다 줄이기로 했지만, 앞으로도 입학 정원을 계속 줄여나갈지는 아직 논의된 바 없다"며 "교사 임용경쟁률과 교권 침해 등으로 인해 교사 준비를 포기하는 학생들을 대학 측에서 막기는 역부족"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리 검사를 지원하고, 각 학과에선 교수, 선배 등과 교류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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