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노사가 105일 만에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매듭지으며 생산 차질 장기화 고비를 넘겼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한국지엠지부)는 임단협 2차 잠정합의안 투표에 조합원 6천915명이 참여해 60.3%(4천173명)의 찬성률로 가결됐다고 4일 밝혔다. 지난 7월26일 진행한 1차 잠정합의안 투표 당시 반대 의사를 밝힌 조합원이 3천441명으로 찬성(3천159명)보다 많았는데, 두 번째 투표에서 조합원 과반의 동의를 얻는 데 성공했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 5월22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23차례의 교섭을 진행한 뒤 이날 조합원 투표를 거쳐 105일 만에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노사는 ▲기본급 10만1천원 인상 ▲타결 일시금 등 1천550만원 성과급 지급 ▲조립수당 2만원 인상 ▲안정적 생산 물량 확보 방안 모색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조 측은 올해 임단협 쟁점으로 ‘2027년 이후 생산 계획 확약’을 내걸었다. 안규백 한국지엠지부장은 임단협을 앞두고 “한국지엠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사측이 후속 차종의 개발·생산 계획을 시기별, 단계별로 제시하지 않으면 임단협을 타결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는 인천 부평공장은 2027년,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생산하는 경남 창원공장은 2028년 이후 생산 계획이 없는 상황인데, 한국지엠지부는 올해 임단협에서 생산 계획과 시기를 단협안에 명시해 고용 안정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한국지엠은 노조의 요구안에 대해 구체적인 시기를 명시하지 않다가 지난달 30일 열린 23차 교섭에서 ‘2027년 1분기를 목표로 현재 생산 중인 차량의 업그레이드 제품을 양산한다’는 내용을 제시했다. 한국지엠지부는 생산 시기와 함께 구체적인 생산 물량도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7월부터 이어진 부분파업과 부평공장 설비 유지보수 공사 등으로 빚어진 생산 차질을 막기 위해 합의안을 받기로 했다.
로버트 트림 한국지엠 노사·인사 부문 부사장은 잠정합의안 가결 직후 “이제는 노사가 힘을 모아 생산량 회복에 집중하고, 미래에 대한 계획을 차질없이 준비해, 미래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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