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 피해 극복 많은분들 정성 쏟아
피해자 물질·신체·정신적 회복 도움 더 필요
市·정부와 협의 최종 복구때까지 함께 할것
인명피해는 크지 않았지만, 인천에서 벌어진 화재 사건 중에는 규모가 큰 사건이었다. 전기차 사고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사고였다. 그리고 여전히 피해 주민들의 피해 복구는 현재 진행형이다.
화재로 인해 공급이 끊겼던 전기·수도·가스 등은 복구됐지만, 어디까지나 응급 복구다. 특히 전기는 본공사를 통해 원상회복하기까지 몇 달이 더 소요될 예정이다. 아파트 승강기, 지하주차장 등 공용부분이나 개별 가정의 그을음 등 청소도 1차적으로는 마무리됐으나, 냄새나 잔여 그을음이 남아 주민들이 입주해서 살기에는 불편하다. 그래서 아동이나 어르신, 환자 있는 가구의 경우 청소가 끝나도 선뜻 입주를 못하고 여전히 다른 숙박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완전히 복구하기까지 피해 주민들이 앞으로 치러나가야 할 고통과 불편함은 아직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피해가 컸던 이번 화재가 외형으로나마 1차 응급 복구가 마무리될 수 있었던 이유는 피해 주민들의 인내와 협조, 이웃 주민들의 지원과 응원 덕이다.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화재 상황에서 성금과 후원 물품을 기부해 주신 기업과 단체들, 전기차 화재 진압을 위해 8시간 이상 최선을 다하신 소방관분들, 질서 정연하게 사태 수습에 앞장서 주신 경찰관분들, 이재민들의 임시거주시설을 지원해 주신 기관과 학교들, 피해 주민들의 불편 사항을 세심하게 보살펴주셨던 자원봉사자분들 등 여러 정성이 모여 재난 상황을 수습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분들이 피해 극복에 정성을 다해주셨다.
이번 화재를 수습하면서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 뜨겁고 코끝이 찡한 감동적인 순간이 많았다.
화재 직후부터 피해 주민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자 각지에서 성금이 답지했고, 한 끼 식사라도 대접하겠다고 기부에 나선 주변 식당들도 있었다. 익명으로 건넨 음료수와 물, 간식, 갈아입을 옷 등 여러 가지 생필품 기부에 관한 것들도 그랬다.
이런 자발적 지원은 피해 주민에게는 커다란 응원이 됐고, 인천 서구민들에게는 자부심이 됐다.
그러나 우리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큰 피해 상황에 단기간에 복구는 이뤄지지 않았고, 2천명이 넘는 피해 주민들이 연일 30도가 넘는 무더위를 피해 머물 수 있는 임시거주시설 마련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게다가 지원금 지급에 다른 생각을 가진 주민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관련 법에 규정돼 있는, 위기에 처한 국민에게 대한민국 정부와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할 수 있는 업무이고, 해야 하는 업무이다. 향후 화재의 원인 제공자가 밝혀지면, 구상권 청구를 통해 피해를 회복할 수 있기 때문에 오해를 거두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 남은 것은 환자에 대한 치료, 정신적 상처에 대한 회복 문제 등이다. 이 역시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연민과 공감을 바탕으로 피해 주민들이 조속히 물질적·신체적·정신적 피해를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서라는 말이 있다. 피해 주민 입장에서도 충격으로부터 빨리 회복해서, 일상을 회복하고 되찾는 것이 피해에 맞선 인간 승리의 길이라고 믿는다. 인간은 고난 극복을 통해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당연히 이번 화재의 상처도 잘 이겨내리라 믿는다. 시와 정부 당국과 협의를 거쳐 피해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지원하고, 최종적인 복구가 이루어질 때까지 우리 서구도 함께 하겠다.
다시 한 번 이번 재해에 당당히 맞서 일어나고 있는 피해 주민과 지역 주민들의 용기와 각오에 대해 응원과 감사를 전한다. 도와주신 모든 주민, 그리고 함께해 주신 인천시민, 대한민국 국민까지 모든 피해 복구가 끝나는 날, 우리가 그 빛나는 일상을 함께 축하하는 자리가 있으면 좋겠다.
/강범석 인천 서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