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모였던 배수지 터, 인어공주 세계로

입력 2024-09-04 19:10 수정 2024-09-04 19:51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9-05 9면

군포 '그림책꿈마루 1주년' 특별전

문학에 삽화 더하니 더욱 사랑받아
바닷속 세상 체험할 미디어 아트도
"新작가 발굴하며 내실 쌓아갈 것"


그림책꿈마루 개관식1
신명호 일본 무사시노 예술대학 교수가 지난 2일 그림책꿈마루 개관 1주년 특별 기획전의 대표 전시작 'Big mermaid' 앞에서 기획전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하은호 군포시장 등이 이를 경청하고 있다. 2024.9.2 군포/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군포시에 있는 전국 유일 그림책 복합문화공간 '그림책꿈마루'가 개관 1주년을 맞았다. 1주년을 기념한 특별 기획전 '그림책은 문학과 예술의 하모니-안데르센 인어공주전'도 지난 3일부터 진행되고 있다.

그림책꿈마루는 지난해 9월1일 정식 개관했다. 당초 이곳은 1991년 산본신도시 개발 후 수돗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안양 포일정수장에서 끌어온 물을 보관하던 배수지가 있던 자리다. 이후 2년 만인 1993년 군포시에 새 정수장이 만들어지자 운영이 중단돼 오랜 기간 방치됐다.



그러다 2017년 경기도 정책 공모 오디션에서 대상을 수상, 그림책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지난 1년간 모두 3만8천여 명이 그림책꿈마루를 찾았다. 하루 평균 327명이 방문한 것이다.

그림책꿈마루가 개관 1주년을 맞아 인어공주를 주제로 한 특별 기획전을 오는 11월24일까지 연다. 본래 배수지였다는 점을 남기기 위해 그림책꿈마루 공간 전반에 물의 이미지가 더해진 점이 무관치 않다. 아동 문학의 새 지평을 연 안데르센의 작품들이 그림책 역사에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점 역시 주된 요인이 됐다.

그림책꿈마루 1주년 특별 기획전을 총괄한 신명호 일본 무사시노 예술대학 교수는 "당초 글로만 쓰였던 '인어공주'는 작품 세계의 이해를 돕고 낭만적 분위기를 살리는 삽화가 담기면서 예술적 의미를 더하게 됐다. 그 결과 전 세계적으로 누구나 아는 이야기가 됐고 작품의 메시지, 이야기의 세계관도 활발히 재해석되고 있다. 문학에서 그림책이 된 순간 더 큰 세계와 사랑을 담은 작품으로 성장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어공주를 다룬 세계 각국의 그림책을 전시한 것은 물론, 인어공주가 살았을 법한 바닷속 세상을 체험할 수 있는 미디어 아트도 상영한다. 압권은 일본의 조각가 세키구치 코타로의 작품 'Big mermaid'다. 세키구치 작가가 해외에서 작품을 전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키구치 작가는 "아름답고 독창적인 장소인 그림책꿈마루에서 작품을 전시할 수 있어 두근거렸다"며 "동화 속 인어공주는 물거품이 돼 사라진다.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긍정적이며 건강한 웃음을 가진 인어공주를 만들고 싶었다. 또 현실 속 아이들이 기후 변화와 전쟁 등 각종 어려움에 놓여있는데, 아이들의 미래가 밝고 즐겁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작품"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일 오후 그림책꿈마루 로비에서 열린 개관 1주년 기념식에서 하은호 군포시장은 "군포시에 이런 명소가 있다고 생각하니 설렌다. 우리 시의 명소로 그치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의 명소로 자리매김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병훈 그림책꿈마루 관장은 "지난 1년간은 이곳을 알리는데만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내실을 더 기하려고 한다. 그림책 문화의 중심 공간으로서, 능력은 출중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알리는 일도 열심히 하려고 한다. 그림책의 예술적 가치를 보다 넓게 알리고 세계적인 그림책 플랫폼으로서 성장하는 그림책꿈마루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군포/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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