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삼프로TV'서 밝혀
"보다 어려운 계층 선별지원 필요"
당내 "당 정책 바람 빼는 일" 비판
'李 대권가도에 각 세우기냐' 해석
여권 "민주내 조차 비현실성 지적"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한 김동연 경기도지사. /삼프로TV 유튜브 캡처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공개 발언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발의하고 민주당 1호 당론 법안인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에 반대 의사를 표하고 나서자 당 안팎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김 지사가 최근 비명계를 영입하고, 대권 행보 초석을 다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당론과 배치되는 의견을 내면서 벌써 '이재명의 대권가도'에 각을 세우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7일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전 국민 25만원 지원에 대한 질문에 "지금 상황에서 지원금이나 도움을 주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이지만, 전국민에게 나눠주는 것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보다 어려운 계층에 두텁고 촘촘하게 주는 식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시절 경제부총리를 역임했던 김 지사는 전국민에게 25만원 지원시 소요되는 예상비용 13조원에 대해 "13조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돈이 아니다. 할 수 있는 다른 모든 사업을 포기한 결과"라며 "재정은 가장 효율적으로 목적에 맞게 써야 한다"고도 말했다. 종합적으로 당론에 반해 선별지원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이 같은 김 지사의 주장에 대해 당내에선 "당 정책에 바람 빼는 일"이라며 비판했다. 관련 법안을 심사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신정훈 위원장은 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경기도와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대화를 나눈 게 엊그제인데, 이런 식으로 자기 당 정책에 대해 바람을 빼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일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당 지도부에서도 '선별지원도 동의할 수 있다'고 통 크게 판단하는 문제에 대해 이런 식으로 말하면 민주당이 선별지원은 죽어도 안 하겠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다"며 "왜 이런 발언을 하는지 참 아쉽다"고 했다.
행안위원인 채현일 의원도 SNS에 "제가 잘못 들은 거겠죠"라며 "민주당 단체장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다. 철회하시길 바란다"고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정에는 비명계 인사들이 속속 모이고 있다. 지난달 친문계 핵심인 전해철 전 의원을 도정자문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하는 등 대권 행보를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김 지사는 같은날 CBS라디오 이철희의 주말뉴스쇼에 출연해 이 대표의 대항마로 이른바 '신 3김'(김동연·김부겸·김경수)으로 언급되는 것에 대해 "정치, 경제 전문가들이 모여 경쟁하다 보면 더 좋은 리더십이 생겨날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한편, 야권의 논란 속에 여권은 "이제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정책의 비현실성과 우선순위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민주당 내부 논쟁에 끼어 드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정혜림 상근부대변인은 "김동연 지사는 2020년 전국민 재난지원금이 실제로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면서, '중산층 이하,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집중적인 지원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했다"며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가 현재 취약계층을 두텁게 보호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격차해소' 정책과 '약자 복지'의 효과성을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최상목(사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전국민 25만원 지원금과 지역화폐는 내수를 부양하는 효과가 떨어지고 소비진작 효과도 낮다"고 강조했다.
/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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