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재명 공감한 '지구당 부활'… 현역 뛰어넘을 수 있을까

입력 2024-09-09 20:11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9-10 4면

윤상현·김영배, 국회 첫 토론회

원외, 사무실 없이 '핸드폰 민원업무'
특정지역 독점구조 약세 정당 위축
선거제도 개혁 근본문제 해결해야

'지역당 부활 토론회'에 모인 양당<YONHAP NO-4200>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지역당 부활과 정당정치 활성화를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인사를 하자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2024.9.9 /연합뉴스

여야가 지구당(지역당) 부활을 위한 정당법 개정을 위해 한자리에서 만났다. 지구당은 '비리의 온상'이라는 지탄을 받다 폐지된 만큼 투명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보완과 국민 인식 변화가 동반될 때 온전한 부활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공감대를 이뤘다.

다만 여야 원외 지역·당협위원장들은 온전한 지구당 복원이 이뤄지려면 그간 법 개정에 소극적이었던 기득권 현역 의원들의 강한 의지가 모아질 때야 가능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 않았다.

국민의힘 윤상현(인천 동구미추홀을)·더불어민주당 김영배(서울 성북갑) 의원은 '지역당 부활과 정당정치 활성화를 위한 국회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달 초 한동훈 이재명 대표 회동에서 지역당 부활에 뜻을 모은 뒤 열린 여야의 첫 토론회다. 토론회에는 한 대표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각 당 대표로 참석해 분위기를 띄웠다.



토론회를 주최한 두 의원은 지구당 부활과 관련해 정당법·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윤 의원은 지역당 설치 근거를 마련하고 원외 정치인의 정당 활동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22대 국회 개원 첫날 발의했고, 김 의원은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지역당과 지역당 후원회 설치를 골자로 하는 '참여정치 활성화법'을 대표 발의했다.

윤상현 의원은 "많은 분들이 지구당을 부활하면 반개혁이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지구당 폐지 후 각 정당은 지구당을 대체하는 법적 기반이 없는 당협을 이미 만들어 지명했다"며 "진입장벽을 낮추고 법적 공간 안에서 지역활동을 함으로써 정치 요구를 권장하도록 하는 것이 지구당 부활"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이정진 국회입법조사처 정치의회팀장이 요약한 지구당 부활 시 쟁점은 ①지구당 운영 시 소요 비용 사용의 투명성 확보 ②후원회 설치 허용 등이다.

민주당 원외지역협의회장 경험이 있는 김현정(평택을) 의원은 "지구당 폐지 이후 20년이 지났고, 현 회계시스템과 정당 환경 변화로 불법 후원금 모집은 불가능해졌다"며 어려운 지역 현실을 설명했다.

원외 지역위원장들은 지역 사무실을 둘 수 없어 사무실 없이 핸드폰으로만 민원 업무를 해결한다고 해 '핸드폰위원장'이라 불리기도 한다. 특히 영호남 지역 등 특정 정당의 독점 구조가 자리 잡은 곳에서는 세가 약한 정당 활동이 위축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영남에선 국민의힘, 호남에선 민주당이 독점하는 구조 속에 상대 정당의 경쟁자들의 활동은 취약하고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게 원외 인사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또 현역(의원) 기득권의 담합으로 '지구당 부활=반개혁'이란 등식이 자리매김했다는 게 원외 인사들의 한결같은 주장이기도 하다.

지구당 부활 목표는 결국 정치개혁인 만큼 본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선 '선거제도 개혁' 완수에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명호 동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제도는 이야기하지 않으면서 지역당 부활이 불가피하다는 건 일시적인 쟁점이 될 뿐"이라며 "정치권이 정당정치 활성화와 정치복원을 말씀하는데, 정치개혁을 왜 하는지부터 고민이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



경인일보 포토

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

오수진기자 기사모음

경인일보

제보안내

경인일보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자 신분은 경인일보 보도 준칙에 의해 철저히 보호되며, 제공하신 개인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됩니다. 제보 방법은 홈페이지 외에도 이메일 및 카카오톡을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이메일 문의 : jebo@kyeongin.com
- 카카오톡 ID : @경인일보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에 대한 안내

  • 수집항목 : 회사명,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 수집목적 : 본인확인, 접수 및 결과 회신
  • 이용기간 :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기사제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익명 제보가 가능합니다.
단, 추가 취재가 필요한 제보자는 연락처를 정확히 입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최대 용량 10MB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