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고] 동티모르 경찰교육으로 본 대한민국 사이버수사의 위상과 미래

입력 2024-09-10 20:14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9-11 18면
아시아 대륙 동쪽 끝 작은 섬나라
1999년 독립해 2002년 국가 출범
우리나라 포렌식 도구 등 놀라움
발전 거듭했지만 해결 과제 산적
사회 전체가 지속적 노력·투자를


0023.jpg
김정훈 수원중부경찰서 수사과 통합수사9팀장
수원중부경찰서 수사과에서는 딥페이크, 아동청소년이용 성착취물과 같은 사이버 성범죄, 사이버 사기, 경제 사건까지 다양한 수사를 담당하고 있다. 회원 120만명 음란사이트 운영자 검거 및 몰래카메라 앱, IP카메라 해킹 등 다양한 사이버 성폭력 사건을 검거한 경험으로 UNDP 동티모르와 KOICA가 진행하는 '동티모르 젠더기반폭력 예방 및 대응 사업'에 강사로 선발돼 일주일간 동티모르의 경찰, 검찰,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사이버 범죄 수사, 사이버 성폭력 피해자 조사기법, 디지털 포렌식 기법을 전수하며 대한민국 사이버수사의 위상을 높이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아시아 대륙의 가장 동쪽 끝, 인도네시아와 호주 사이에 자리 잡은 악어를 닮은 작은 섬나라 동티모르는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시절을 거쳐 인도네시아에 통치됐고 1999년 유엔 주도로 독립해 2002년에야 정식 국가로 출범한 작은 나라다. 이러한 역사를 가진 동티모르는 포르투갈, 인도네시아, 그리고 자체 문화가 어우러져 독특한 문화를 형성했고 개발이 늦어 에메랄드빛 바다와 하얀 백사장이 펼쳐진 해변, 울창한 열대우림, 웅장한 산맥 등 자연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서식하는 깨끗한 바다는 스쿠버 다이빙 등 해양 액티비티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고, 울창한 열대우림 또한 다양한 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트레킹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동티모르의 자연은 숨겨진 보석과 같은 곳이며, 가톨릭 국가로 종교적인 축제가 많이 열리는데 동티모르인들은 외국인들에게 매우 친절하고 웃음이 많아 축제에 참여해 즐기기에도 좋다.



교육을 마치고 돌아온 뒤 대한민국 사이버수사의 발전 가능성을 다시금 생각하는 시간이었고 이번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경찰의 사이버수사 역량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하고자 한다.

동티모르 경찰의 열정적인 참여 속에 진행된 교육은 대한민국 사이버수사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디지털 포렌식 분야에서 동티모르 수사관들은 우리나라가 개발한 포렌식 도구와 전자정보 압수 절차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사이버 성폭력 피해자 조사에 대한 우리나라의 체계적인 접근 방식 역시 높게 평가했다.

대한민국 사이버수사는 그동안 많은 발전을 이뤄왔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사이버 범죄의 기술적 정교함에 비해 수사 기술이 뒤처지는 경우가 많고, 급증하는 사이버 범죄 건수에 비해 수사 인력이 부족한 현실이 대표적이다. 또한 디지털 증거의 신뢰성 확보, 국제 공조의 필요성 등 다양한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다.

사이버수사의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전문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 사이버 범죄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수사관들은 최신 기술을 숙달하고 새로운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사이버 수사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관련 분야 전문가 양성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둘째, 사이버 범죄는 국경을 초월해 발생하기 때문에 국제적인 공조 체계를 구축하고 해외 수사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국민들의 사이버 안전 의식을 높이고 피해 예방을 위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사이버 범죄는 개인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국민들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학교에서는 언론 매체 등을 통해 사이버 안전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이버수사 기관과 민간 기업 간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최근 발생되는 딥페이크 범죄를 살펴본다면 딥페이크 탐지기술, 전문 수사관 양성, 국제 공조 강화, 법 개정 및 제도 개선, 예방 교육 및 홍보, 플랫폼 사업자와의 협력이 필요한 것처럼 사이버 범죄는 개인이나 특정 기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다.

사이버수사는 더 이상 특정 분야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속적인 노력과 투자를 통해 사이버 범죄 없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김정훈 수원중부경찰서 수사과 통합수사9팀장

경인일보

제보안내

경인일보는 독자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자 신분은 경인일보 보도 준칙에 의해 철저히 보호되며, 제공하신 개인정보는 취재를 위해서만 사용됩니다. 제보 방법은 홈페이지 외에도 이메일 및 카카오톡을 통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 이메일 문의 : jebo@kyeongin.com
- 카카오톡 ID : @경인일보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에 대한 안내

  • 수집항목 : 회사명,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 수집목적 : 본인확인, 접수 및 결과 회신
  • 이용기간 : 원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목적이 달성된 후에 해당정보를 지체없이 파기합니다.

기사제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익명 제보가 가능합니다.
단, 추가 취재가 필요한 제보자는 연락처를 정확히 입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최대 용량 10MB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