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SSG랜더스
SSG 시구 맡은 '치매극복 희망대사' 이기범 "사회적 고립 막고 주위 편견 지우려 나섰다"
인천시청 퇴직… 유정복 '시타'
치매극복의 날(9월 21일)을 앞두고 초로기 치매환자이자 치매극복 희망대사인 이기범씨가 11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에서 시구를 하고 있다. 2024.9.11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
"치매환자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어요."
인천 '치매극복 희망대사' 이기범씨가 11일 오후 6시30분 미추홀구 SSG랜더스필드 마운드에서 경기 개시를 알리는 시구자로 등장했다. 초로기(65세 미만 치매 발병) 치매환자 이씨는 지난 6월 치매극복 희망대사로 임명됐다.
이씨는 긴장한 모습으로 마운드에 섰지만, 이내 늠름하게 시구를 선보인 뒤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타석에는 유정복 인천시장이 배트를 들고 서 있었다. 인천시 공무원으로 퇴직한 이씨는 과거 민선 6기 유정복 시장과 함께 근무했던 경험이 있다. 시정을 함께 고민했던 이들은 수년 만에 치매환자들을 위한 인식 개선 캠페인을 위해 한자리에 섰다.
이씨는 치매 진단을 받은 뒤 치매환자를 돌보는 가족이나 시민에게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치매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치매극복 희망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치매환자는 고립된 공간에서 치료받는 등 타인과 소통이 어려울 거라는 사회적 편견을 깨기 위해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지속하고 있다.
시구에 나선 이유도 치매환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시민이 치매를 이해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어서다. 이씨는 매일 그에게 시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가족의 도움을 받아 꾸준히 연습했다고 한다.
지역에서 치매환자와 치매돌봄 기관을 총괄 지원하는 인천시광역치매센터는 치매극복의 날(9월21일)이 있는 매년 9월을 맞아 많은 시민이 모이는 야구경기장에서 치매 인식 개선 행사를 열고 있다.
이번 행사는 치매안심센터·공립요양병원 등이 참여하는 홍보 부스와 치매 극복 유공자 표창, 치매환자 실종 대비 훈련 등으로 구성됐다. SSG랜더스 소속 야구 선수들은 치매 파트너 캐릭터 '단비' 패치를 부착하고 경기에 참여해 치매 인식 개선에 힘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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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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