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선택… 수업시수 부족 우려
타지전출·학교 순회 근무할수도
道교육청 "폐강 막기 위해 노력"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인해 대학입시와 거리가 먼 과목을 담당하는 교사들이 학생의 선택을 받지 못해 수업시수를 맞추기 어려울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도내 한 고교 수업하는 모습. (기사 내용과는 관련없음) /경인일보DB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인해 대학입시와 거리가 먼 과목을 담당하는 교사들이 학생의 선택을 받지 못해 수업시수를 맞추기 어려울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도내 한 고교 수업하는 모습. (기사 내용과는 관련없음) /경인일보DB

경기도 내 교사 대다수가 고교학점제에 부정적 시선(7월24일자 9면 보도=고교학점제 잘 될까 의문… 교사 99% '부정적')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특히 제2외국어·정보 등 대학 입시와 다소 거리가 먼 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는 고교학점제의 특성상 선택에서 소외될 경우 수업시수를 맞추기 어려워 학교를 떠나게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주된 이유다.

11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도내 416개 고등학교에서 고교학점제를 시행하고 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기존 교육과정이 아닌 진로·적성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수업을 듣는 제도다. 과목 이수학점이 졸업 기준에 이르면 졸업이 결정되며 내년부터 전국에서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소수의 학생들이 선택하는 과목을 담당하는 교원들은 정해진 수업시수를 채우기 어려워 타 지역으로 보내지거나, 지역교육지원청·거점학교에 속해 학교 2~5곳을 돌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과순회전담교사'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학생들이 진로와 적성을 고려해 원하는 수업을 수강한다는 게 제도의 본래 취지지만, 입시에서 자유롭지 못한 대다수의 학생들은 국영수 등 수능 교과목 위주로 선택이 쏠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원의 한 고교 정보 교사 김모씨는 "내년도 '프로그래밍'을 선택한 학생들이 36명에 불과해 수업시수를 맞추기 위해선 정보 교과를 포함해 최소 3과목을 맡아야 하고, 내년엔 정보마저 선택과목으로 바뀌어 경쟁 부담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인근 학교의 중국어 교사는 방학과 주말을 쪼개가며 심리학과 교육학을 공부해 관련 수업을 열었지만, 결국 '티오감(정원감축 대상)'이 됐다"고 털어놨다.

실제 현재 도내 순회교사는 총 85명으로, 이들의 담당과목은 스페인어(11명), 정보컴퓨터·심리학(10명), 일본어(9명) 순으로 확인돼 제2외국어와 정보 등 소수과목 담당 교사들이 주요 대상이 되고 있다. 도내 교원 3개 단체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교원 1천23명 중 692명(68%)이 고교학점제로 학생 선택에 따른 정원 감축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수요에 맞춰 교과목이 편재되는 고교학점제에선 수반될 수밖에 없는 문제"라면서도 "학생 수요가 조금이라도 있는 과목에 대해서는 홍보를 통해 희망 학생을 발굴하는 등 폐강을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