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화원·대형마트 직원들 연휴 근무
“가족과 보내는 시간 적어 아쉬워”
민족대명철 추석을 맞아 5일간의 황금연휴가 시작됐다. 많은 직장인들이 업무에서 잠시 벗어나 고향과 타지에서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하고 있지만, 연휴임에도 여전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추석에도 일하는 이들이 있다.
생활폐기물을 수거하는 환경미화원들은 시민들이 쾌적한 연휴를 보낼 수 있도록 추석 연휴 중간에도 근무에 나선다. 고양·성남·안산시 등 도내 시·군들은 연휴 중간인 16일 생활폐기물을 정상적으로 수거한다. 하지만 연휴에도 현장에 나가야 하는 환경미화원들은 온전히 추석을 누릴 수 없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추석 하루 전날인 16일에도 근무해야 하는 안산시 환경미화원 김모(57)씨는 긴 연휴임에도 고향에 내려가기는커녕 자녀들을 편히 만날 수도 없다. 휴일이 이틀밖에 되지 않아 쉬기에도 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환경미화원이 된 이후 명절때 고향에 가는 건 꿈도 못 꾼다. 부모님 산소를 찾지도 못하고 친척들도 만나지 못해 속상하다”며 “가족이랑 술도 한잔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새벽 4시면 출근해야 하니 자녀들에게도 집에 오지 말라고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가 일을 해서 시민들에게 깨끗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건 뿌듯하긴 하지만, 휴일이 3일만 돼도 가족과 하루쯤은 편히 시간을 보낼 수 있을텐데 그런 점은 좀 아쉽다”고 했다.
대형마트 노동자들도 연휴 없이 일하긴 마찬가지다. 도내 대형마트는 추석 당일에도 상당수 점포가 영업을 진행한다. 이마트는 도내 42개 점포 중 광교점·수지점 등 17개 점포,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도내 13개 점포 중 5개 점포가 영업한다. 롯데마트는 도내 28개 점포 중 판교점·영통점 등 15개 점포가, 홈플러스는 경기 지역 31개 점포 중 16개가 추석 당일 영업한다.
수원시의 한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일하는 길모(57)씨는 명절이 달갑지만은 않다. 적은 월급을 수당으로 채우기 위해 출근하는데다 집안일까지 늘어나 신경 쓸 게 많기 때문이다. 길씨는 “마트 노동자의 월급이 많은 건 아니니까 1년에 두 번 있는 휴일근로수당 1.5배 받는 기회를 지나치기 어렵다”며 “고향에 내려가지도 않고 일을 하면 사실 명절 기분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년들도 아르바이트를 멈출 수 없다. 성남시 서현동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윤모(24)씨는 이번 연휴 기간 내내 일을 할 계획이다. 윤씨는 “연휴에 쉬고 싶어도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는 일을 해야 한다”며 “내가 쉬면 사장님이 나와서 매장을 봐야하는데 그런 것도 사실 눈치가 보인다”고 털어놨다.
지난 10일 구직 플랫폼 알바천국이 아르바이트생 1천33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추석 연휴 근무계획’ 설문조사에 따르면 추석 연휴에 근무한다고 응답한 아르바이트생은 1천43명(78%)에 달했다. 이 중 64%는 기존과 동일하게 근무한다고 답했고, 8.9%는 기존보다 초과근무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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