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갈등을 빚은 경기 의정부 예비군훈련장이 결국 자리를 옮겨 시내에 잔류하는 방향으로 결정됐다.
대신 이 훈련장에서 훈련받는 대상을 의정부 자원으로 한정하고 시설 규모도 절반으로 줄이기도 했다.
16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호원동 예비군훈련장은 서울 노원·도봉구 예비군을 위한 시설로 1991년 40만㎡ 규모로 조성됐다.
당시에는 도심 외곽이었지만 서울과 맞닿은 지리적 이점 때문에 아파트 건설 등 급속한 도시 개발이 진행돼 현재 이 일대 인구는 10만명을 넘었다.
주민들이 사격 소음 등 잇달아 민원을 제기하자 의정부시는 국방부와 협의해 2025년까지 자일동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했고, 10만평 규모의 과학화 훈련장을 지어 의정부·양주·동두천·포천·연천·가평·철원 자원을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그러나 도시화가 진행된 자일동으로 이전하는 게 부적절한 데다 시민 합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민선 8기 들어 전면 재검토에 나섰고, 시외 이전을 전제로 국방부와 재협의했다.
이 과정에서 국방부는 이전이 늦어지면 예비군 운영에 문제가 생긴다는 입장을 냈고, 호원동에 존치될 수도 있는 변수가 생겼다.
이에 의정부시는 시내 이전 조건으로 의정부 자원만을 대상으로 한 과학화 훈련장 설치와 훈련장 규모를 5만평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국방부도 이를 받아들였다.
또 훈련시설 안에 공원, 수변 시설, 체육시설, 주차시설 등을 설치해 주민 친화형으로 조성하고 개방하기로 했다.
의정부시는 다음달 구성될 시민협의체가 훈련장 후보지와 지원 조건을 제안하면 이를 국방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김동근 시장은 “시민들이 합의해 정한 후보지로 예비군훈련장을 옮겨 갈등을 없앨 것”이라며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토론하고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모든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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