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인천의 심장, 다시 뛰는 '쇳물의 예술'… 조문희 작가 사진전 '거의 가까운'

입력 2024-09-18 18:56 수정 2024-09-18 18:59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9-19 15면

만석동 우리미술관서 내달 20일까지


동구지역 낡은 공장을 모던한 건축물로 표현
'사선'·'둥근'·'평평한' 등 제목 구체성 지워
지역 공간 특성 맞춰 매일 보는 풍경 새롭게


인천의 포구와 부두 인근에 있는 낡고 거대한 산업시설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담아낸 조문희 작가의 사진전 '거의 가까운'이 인천 동구 만석동 우리미술관에서 진행 중이다.

조문희 작가는 지난 6월부터 인천 동구 일대 산업 현장을 카메라에 담아 그 가운데 20여 점을 전시했다. 산업시설의 배경이나 벽면 흔적 등을 지우거나 클로즈업 등을 통해 동구 지역의 낡은 대형 산업 건축물들을 조형미를 갖춘 모던한 건축물로 표현했다.



'동구에 있는 공장 건물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깔끔하고 매끈해 보인다. 공장 굴뚝이나 기둥, 벽면 등을 아주 가까이서 촬영한 작품들 또한 추상회화를 연상하게 한다. '사선' '둥근' '평평한' 등으로 작품의 제목을 붙여 피사체의 정체와 구체성을 지웠다.

조문희 作 둥근, 2024, 피그먼트 프린트, 100×80㎝.
조문희 作 둥근, 2024, 피그먼트 프린트, 100×80㎝.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작가는 10여 년 전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에 있던 OCI미술관 창작스튜디오에서 입주 작가로 활동하며 도심에서 보기 힘든 대규모 산업 시설을 본 적이 있으나, 여전히 인천의 산업 시설들이 제법 낯설었다. 외지인의 시선에서 거대한 공간에 가려진 노동의 현장도 짐작하기 어려웠다. 작가가 이번 전시 작품들처럼 색이나 형태만 남은 모습에서 대상의 물리적 존재감을 가늠해 보고자 한 이유다.

근대 건축물과 현대에 지은 건축물이 혼재한 옛 일진전기 인천공장 사진들은 전시에서 유일하게 장소를 특정했다. 작가는 "다른 공장 건물들은 규모가 큰데, 일진전기는 넓은 부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물 규모가 작았다"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건물의 외피들이 다 다른 것이 인상 깊어 (사진 작품을) 많이 쪼갰다"고 설명했다.

서울여대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 조형학부를 졸업한 조문희 작가는 '인더플레이스'(아트스페이스 제이 큐브원), '리스테이지'(갤러리 조선), '반풍경'(송은아트큐브) 등 10차례 개인전을 개최하고, 여러 그룹전에 참여했다.

조문희 作 둥근(왼쪽)과 옅은, 2024, 피그먼트 프린트, 65×50㎝.
조문희 作 둥근(왼쪽)과 옅은, 2024, 피그먼트 프린트, 65×50㎝.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작가는 그동안 '동경의 이미지'로 만들어진 서울 외곽의 신도시와 그 안에 있는 건축물의 모습에 주목한 작업을 진행해왔다.

동구의 공장들에 주목한 이번 전시는 작가의 새로운 시리즈에 해당한다. 이번 전시를 더 확장한 작업을 구상해 볼 생각도 있다고 했다.

작가는 "우리 미술관은 지역 주민이 중심이 되는 공간으로 일반적인 미술관과는 다르기 때문에 그 특성에 맞는 작업을 구상해 주민들이 매일 직면하는 풍경들을 새롭게 보여주고자 했다"며 "산업 현장을 멀리서도 보고 가까이에서도 보며 촬영한 (작가의) 동선을 관람객이 함께 느끼면서 관람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내달 20일까지다.

'거의 가까운' 전시장 모습.
'거의 가까운' 전시장 모습. 2024.9.10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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