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고(高)' 현상에 고충 여전
경인일보·중기중앙회, 설문조사
지난해 답변보다 2.0%p 높아져
경기북부, 남부보다 상대적 심각
올 상반기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현상이 이어지면서 경기도내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고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도내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체감하는 지역경제 상황은 점점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인일보와 중소기업중앙회 경기지역본부는 도내 3천100개 중소기업·소상공인(시·군별 100곳)을 대상으로 지역경제 상황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들 중 38.2%가 지역경제 상황이 '심각'하다고 답변했다. 지난해 '심각' 답변이 36.2%였던 것과 비교하면 2.0%p 가량 높아졌다. → 그래프 참조
'매우 심각(14.1%)'과 '다소 심각(24.1%)' 모두 1년 전보다 1.6%p, 0.5%p 높아졌다. '보통'이 지난해보다 2.4%p 낮아졌지만 '다소 양호(7.6%)'와 '매우 양호(0.6%)'는 0.4%p, 0.1%p씩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비제조업(35.7%)보다 제조업(38.7%)의 심각 응답이 다소 높게 나타났으며 동두천시(55.0%), 연천군(54.0%), 고양시(51.0%) 등 경기북부지역의 지역경제 상황 인식이 경기남부지역 보다 상대적으로 더 심각했다.
이는 2023년 코로나9 펜데믹에서 벗어나면서 나아지던 것으로 인식되던 지역경제 상황이 '3고', 특히 '고금리'로 인해 부정적인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소기업의 경영 애로사항으로 자금난이 37.6%로 가장 높게 나타나면서 이를 방증했다. 지난해 1위였던 인력난(39.9%)은 올해 36.6%로 3.3%p 떨어지면서 2위를 차지했고 판로난(19.2%), 정보부족(4.0%), 기술부족(2.2%), 불공정거래(1.7%) 등 다른 고충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지난 7월 초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중소기업·소상공인 고금리 부담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현재 보유 대출잔액은 기업규모에 관계없이 '5억원 미만'이 가장 많았고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경영부담 정도는 '부담된다'는 응답이 58.2%로 절반을 넘었다.
'매우 부담된다'는 응답은 소기업·소상공인이 45.0%로 중기업(17.5%)보다 2.5배 이상 높아 소기업·소상공인의 금융비용 부담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 지난해 1월13일 3.5%로 기준금리가 인상된 이후 1년7개월동안 13차례 연속 동결이 이어지고 있으며 다음 금통위 시점인 10월11일까지 3.50%는 약 1년 9개월간 유지되고 있다.
중소기업 80%가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할 정도로 고금리로 인한 부담이 커지면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대출 연체율은 그만큼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2022년 2분기 말 0.5%에서 올해 1분기말 1.52%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금리 장기화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고 이로 인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물론 은행까지 동반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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