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27일까지 공모 접수
주민동의율 총 60점 ‘총력전’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는 분당재건축 선도지구 공모 접수를 앞두고 아파트단지들이 주민동의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막바지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미동의 세대를 공개·압박하는 등의 강압적인 방식까지 동원하고 있어 후유증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허위 내지는 조작 동의서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자 급기야 국토교통부와 성남시가 ‘문제가 있으니 자제해 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하고 나섰다.
19일 현재 분당 내 아파트단지 통합재건축 추진위들이 주민동의율 90%를 넘어섰다고 자체적으로 밝힌 곳은 아름마을 풍림·선경아파트, 샛별마을 동성·라이프·삼부·우방아파트, 서현동 우성·현대 아파트, 서현동 삼성한신·한양아파트, 양지마을 금호1·금호3·청구2·한양1·한양2아파트 등 7~8곳에 이른다. 또 빌라단지 중에는 우성·현대와 통합재건축 MOU를 맺은 장안타운 건영3차의 경우 97.9%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주민동의는 선도지구 선정 평가기준에서 100점 만점에 최대 60점을 차지하며 동의율 95%를 넘으면 만점이 배정된다. 선도지구에 도전하는 단지들이 주민동의에서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동의율 높이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배경이다.
미동의 공개 등의 방식도 등장
국토부, 과잉경쟁에 따른 문제 ‘우려’
성남시, “강압적 동의서 징구는 문제” 공문
문제는 선도지구 공모가 다가오면서 미동의 세대를 공개하는 등의 방식으로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동의를 강제하는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A아파트단지의 경우 미동의 세대 현관문에 모두가 볼 수 있도록 ‘000동 마지막 세대!’라는 유인물을 부착했다. B아파트단지는 공용 게시판에 ‘동의세대 현황’이라는 게시물을 붙여 간접적으로 미동의 세대를 식별할 수 있도록 공개했다.
한 주민은 “동의 여부는 자율적인 판단의 영역임에도 전체에 미동의 세대를 공개하는가 하면 법적 분쟁의 소지가 있는 방법까지 동원해 주민 간 갈등을 조장하고 있어 후유증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동의서 징구 방법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건축관련 한 관계자는 “정비사업과 관련한 동의서 징구는 관련법에 따라 정비사업전문관리업 면허가 있는 자에게만 허용하고 있는데 면허가 없는 회사가 주민동의서를 징구하는 경우도 있어 문제 발생시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며 관련법의 범위도 넘어설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동의서와 관련한 여러 문제가 제기되면서 추후 선도지구를 신청한 아파트단지들의 경우 동의서 진위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국토부는 1기 신도시 지자체에 과잉경쟁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고 성남시는 지난 12일 각 통합재건축 추진위에 ‘강압적으로 동의서를 징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니 자제해 달라’는 골자의 공문을 보냈다.
동의서는 신분증사본·자필서명·지장 등이 첨부돼야 한다. 성남시는 동의서 진위 여부 확인이 필요하다고 보고 샘플링 등의 방안을 고심 중이다. 만약 허위 사실이 밝혀졌을 경우에는 고소·고발 조치가 뒤따르고 재건축 과정이 중단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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