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지역 법인 파산 '10년 사이 최다'

입력 2024-09-19 20:10 수정 2024-09-21 11:01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9-20 9면
1~7월 287곳·작년보다 21.6% 늘어
대부분 내수 침체·금리 부담 中企
반도체를 뺀 제조업 부진 두드러져

인천·경기 지역 법인 파산 건수가 최근 10년 사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서구의 한 목재 건축자재 가공 업체는 올해 3월 폐업신고를 했다. 파산 신청 이후 목재 가공에 쓰이는 각종 설비도 매각하고 있지만 경기가 좋지 않아 제때 팔리지 않는 상황이다.

한국목재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해외에서 들여오는 원목 가격이 물류비용 상승 등으로 비싸졌는데, 국내 건설 경기까지 좋지 않아 가공 목재 수요가 줄면서 어려움을 겪는 업체가 많다"고 했다.



19일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인천·경기지역의 올해 1~7월 법인 파산 건수는 287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파산 건수(236건)보다 21.6% 늘었고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가장 많다. 파산 신청을 한 법인은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분류됐는데, 내수침체로 매출이 하락한 가운데 금리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은 영세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8월 중소기업동향' 보고서를 보면, 국내 중소제조업의 생산지수는 지난 4월 기준 103.6으로 전년 동월 대비 6.3% 증가했지만, 이후 3개월 동안 마이너스(-)가 이어지며 7월에는 99.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의 생산지수가 6% 안팎의 증가율을 유지하며 113.7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재고 역시 중소 제조업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 중소기업의 재고지수는 7월 기준 98.3을 기록해 1년 전보다 6.2%가 늘어난 반면, 대기업의 재고지수는 1년 새 7.0% 감소하는 등 재고 적체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제조업종의 부진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은 수출 실적이 늘면서 호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기타 기계용 장비와 1차 금속 등 전통 제조업이 침체를 피하지 못한 결과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 김진철 책임연구원은 "중소제조업 생산은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종에서 상당폭 감소한 상황"이라며 "제조업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신규 고용이 지난해보다 줄어드는 등 중소기업의 신규 고용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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