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 받는 '위조지폐 청정국'·(1)] '직구'로 받는 위폐… 마약처럼 불법 의식 무감각

입력 2024-09-19 20:32 수정 2024-09-19 20:39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9-20 5면

텔레그램으로 쉽게 해외구매 의뢰
아이디 계속 바꾸고 가상화폐 거래
'이달 단가표'까지 올리며 영업중
대화방엔 "벌써 3번째" 후기 줄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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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화폐 업체 텔레그램 단체 메신저 방에 올라온 구매 인증 후기들. /텔레그램 대화방 캡처

"No need to worry. It's not the first time. (걱정할 필요 없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울에서 2억여원의 위조지폐가 발견(9월19일자 7면 보도=위조화폐 4천장 찍어 가상화폐 바꾸려 한 일당)되며 화폐 위조가 심각한 범죄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특히 온라인을 중심으로 실제 위조지폐 거래가 활개를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실제 인터넷에 올라온 한 위폐 제작 업체의 텔레그램 주소로 구매를 의뢰했다. 주민등록증 등을 비롯한 공문서뿐 아니라 금융거래 이체명세서 등 사문서까지도 감쪽같이 위조할 수 있다고 홍보하는 이 업체는 5만원권 지폐도 위조가 가능하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금액을 묻는 질문에는 '1천만원 상당의 위폐를 현금 80만원에 팔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또 다른 업체에도 위폐 구매를 문의해 봤다. 이 업체는 전 세계 각국의 위폐를 전문적으로 생산·유통하는 해외 업체라고 소개했다. 필요한 국가의 화폐와 금액을 물었고, 50만원이라고 하자 수원시 소재 주소지까지 배송하는 데 300달러(한화 40만원 상당)가 필요하다고 했다.

 

국내에 어떻게 위폐를 반입할 수 있느냐는 추가 질문에는 옷가지와 신발 포장 상자에 함께 넣어서 보낼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에 위폐를 보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처럼 온라인에서 누구나 손쉽게 위폐를 구할 수 있지만, 이들의 행방은 찾기가 어렵다. 모든 거래는 추적이 힘든 텔레그램으로 이뤄지는 데다 주기적으로 아이디를 바꿔가며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인터넷에 올라온 위폐 거래 텔레그램 아이디 중 절반 이상은 현재 존재하지 않거나 최소 두달 전 활동을 멈춘 계정들이다.

 

위조지폐 ‘2024년 9월 단가표’
한 위조화폐 업체가 텔레그램 단체 메신저 방에서 ‘2024년 9월 단가표’ 라는 제목으로 위폐를 광고 중이다.2024.9.19./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이 같은 방식으로 위폐 업체들은 텔레그램을 통해 활발하게 영업을 펼치고 있었다. 한 업체의 텔레그램 단체 메신저 방에는 '9월 단가표'라는 제목 아래 판매하는 위폐에 대한 상세 정보가 올라왔다.

시중에 유통되는 지폐와 99% 재질이 일치하는 면섬유 위폐라고 광고하는 이 업체는 일련번호까지 다르게 제작해 유통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소 주문금액인 120만원을 보내면 5만원짜리 위폐 300장, 1천500만원 상당의 위폐를 준다고 했다. 이달 1일 기준 8천700장가량의 5만원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보안을 위해 첫 거래는 반드시 가상화폐로 받는 치밀함도 갖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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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화폐 업체 텔레그램 단체 메신저 방에 올라온 구매 인증 후기들. /텔레그램 대화방 캡처

해당 메신저방에는 위폐 사용 후기 인증 사진들도 속속 올라와 있었다. 한 이용자는 장바구니에 가득 담긴 5만원권 위폐 수십 묶음 사진을 올리며 '앞으로 10년 동안 써도 다 못쓸듯'이라고 적었고, 또 다른 이용자 역시 위폐 뭉치 사진과 함께 '벌써 3번째 구매인데 다른 업체보다 확실히 퀄리티가 좋네요'라는 후기를 남겼다.

/김지원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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