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염·집중호우·재배면적 감소 원인
기록적인 폭염이 추석 연휴까지 이어지면서 배추를 포함한 채소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가을 배추·무 재배면적마저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김장철 배추·무 가격 폭등이 우려되고 있다.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배추 가격은 포기당 8천989원을 기록했다. 전월(6천463원)보다 39.1%, 전년(5천509원) 대비 63.2% 높은 수치다. 무도 1개당 3천909원으로 전월(3천156원) 대비 23.9%, 전년(2천313원) 대비 69.0% 올랐다. 수원 전통시장의 배추 상품 1통 평균 가격이 1만1천600원에 달하는 등 경기도내 전통시장 여름 고랭지 배추 1통 평균 소매가가 1만2천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처럼 배추 가격이 상승한 것은 추석 연휴까지 장기간 이어진 기록적인 폭염에다 고랭지 배추 재배면적도 전년보다 5.3% 줄면서 출하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배추 파종 시기가 8월 말~9월 초인 가을 배추 작황이 썩 좋은 편이 아니다. 파종 시기까지 폭염이 이어지면서 모종이 마르는 등 생육 부진을 겪은 데다 지난 20~21일 배추 주산지인 전남 해남, 신안, 무안 등지를 비롯해 남부지방에 최대 100㎜가 넘는 가을 집중호우로 농작물 피해가 잇따랐다.
게다가 배추 모종 가격이 크게 오르고 적정면적 재배를 유도하기 위한 전남도의 '배추 작목전환 지원사업'으로 인해 배추 재배면적 마저 줄어드는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농업관측센터가 전월 대비 가을배추 모종 정식 의향(8월20일 기준)을 조사한 결과, 경기(6.4%)를 제외한 강원(-4.9%), 영남(-1.9%), 호남(-0.5%), 충청(-3.7%) 등 전체 재배면적이 전년대비 2.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1만2천870㏊, 생산량은 118만9천606t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2.1%, 4.3%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가을무도 재배면적이 5천133㏊로 3.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처럼 배추·무 가격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중국산 배추와 김치 수입이 증가하고 국산으로 원산지를 속이는 위반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 1~7월 김치 수입량은 17만3천331t으로 지난해 대비 9천852t(6.05)이 증가했고 수입금액도 9천847만 달러로 7.9% 늘어났다.
또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추석 명절을 맞아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원산지표시 일제점검을 실시한 결과, 위반품목 437건을 적발했는데 이 중 배추김치가 116건으로 가장 많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9~10월 배추 출하분에 가뭄과 고온현상이 지속해 가을배추 생육이 지연되고 있다"며 "폭우 등 이상기후가 앞으로도 지속한다면 오는 가을 배추·무 작황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