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상태 엉망 서울경기장 불만 커지자
내달 15일 월드컵 예선 4차전 개최 변경
이라크 훈련장은 K리그 클럽하우스 검토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4차전 홈 경기가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용인에서 남자 공식 A매치가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4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오는 10월15일 예정된 이라크와의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4차전 홈 경기는 잔디상태가 좋지 않은 서울월드컵경기장 대신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치르기로 확정했다.

3만7천석 규모의 용인 미르스타디움은 2023년 여자 대표팀 A매치를 치른 적이 있고, 현재 수원 삼성이 홈 경기장으로 사용하고 있어 A매치를 치르기가 타 구장보다 낫다는 평가다.

그러나 용인 미르스타디움의 보조경기장은 인조 잔디여서 이라크 선수들이 사용할 훈련장 시설에 문제가 있다. 이에 협회는 수원 삼성이나 성남FC의 클럽하우스를 훈련장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협회는 전날 오전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를 점검한 결과 잔디를 보수하더라고 생육 상황 등을 고려하면 다음달 경기를 치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동안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는 축구 대표팀은 물론 K리그 선수들로부터도 아쉬움의 대상이 됐다. 경기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공단도 수차례 잔디 보수 공사를 진행했지만 직접 그라운드를 뛰는 선수들로부터 불만의 소리가 터져나왔다.

게다가 지난 5일 팔레스타인과의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첫 경기에서 국가대표팀이 0-0으로 비기면서 잔디에 대한 불만이 팽배했다. 당시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은 "기술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빠른 템포의 경기를 못 한 것이 팬들에게도 아쉬웠을 것"이라며 "홈에서 할 때 개선이 됐으면 좋겠다"고 지적한 바 있다.

협회 관계자는 "잔디 전체를 교체한다고 해도 경기 때까지 최상의 상태를 되찾을지 확신할 수 없다"면서 "대표팀 선수들도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상황이다. 선수들에게 부담을 떠안길 수는 없다"고 토로했다.

앞서 협회는 안산 와스타디움도 대상에 올랐지만 10월3~9일 '2024 안산페스타'가 열려 걸림돌로 작용했다. 또 10월9일에는 '2024 안산페스타 슈퍼콘서트'가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이라크전 준비에 차질이 불가피한 데다 경기장 좌석의 보수도 필요해 후보에서 제외됐다.

결국 '국제공항에서 이동 거리 2시간 이내, 150㎞ 이내 스타디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규정을 만족하는 경기장은 용인 미르스타디움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협회 관계자는 "용인시와 대관 절차를 협의해 조만간 AFC에 경기장 변경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