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소음공격 대책없는 정부

"동물은 사산하고 낚시터는 발길 뚝…" 북한 소음공격, 막막해진 생계

입력 2024-09-24 20:48 수정 2024-09-25 14:47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9-25 3면

가축 이상행동·손님 방문도 감소
다른 형태 도발 등 불안감 커져가
"주민 삶 지켜달라" 정부 향해 호소


강화군 송해면 소음공격
소음 공격은 가축도 피해 갈 수 없었다. 염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안순섭씨. 최근 농장에서 염소 두 마리가 사산해 고민이 크다. 2024.9.24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북한의 소음공격은 인천 강화군 송해면 주민들이 기르는 가축에도 직접적 영향을 주고 있다.

안순섭(67)씨가 키우는 염소와 사슴도 소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한다.



안씨는 "밖으로 나와 뛰어놀던 염소들이 두 달 전부터는 먹이 활동도 하지 않고 축사 안에서 사료만 먹으려 해 걱정이 크다"며 "사슴들도 불안하고 불편한지 서로 모여 있는데, 볼 때마다 마음이 딱하다"고 했다. 최근에는 염소 두 마리와 사슴 두 마리가 사산(死産)한 터여서 그의 걱정은 더 크다.

북한의 소음공격이 지속되면서 생계에 직접적 영향을 받은 이들도 있다. 송해면 양오저수지 낚시터는 두 달 넘게 손님이 끊겼다. 대부분 손님이 실외에서 낚시를 즐기는데, 북한의 소음공격으로부터 보호해 줄 대책은 업주로서 딱히 없다.

 

강화군 송해면 소음공격
낚시터를 운영중인 한재호씨는 "북한의 소음이 손님을 내쫓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2024.9.24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낚시터를 운영하는 한재호(63)씨는 "'물멍'이라고 한다. 조용한 가운데 야외에서 낚시를 즐기고자 하는 이가 많다"며 "북한의 소음이 손님들을 내쫓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이어 "이제는 낚시 동호인 사이에서 소문이 다 퍼져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라고 했다.

북한의 소음공격에 당한 손님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떠난다는 것이 한씨 설명이다. 그는 "한밤중 들리는 괴이한 소음에 물에 뛰어들고 싶었다는 손님도 있었다"면서 "생계가 막막하다"고 했다. 낚시터는 24시간 밤낮으로 운영된다. 한씨 가족 5명 모두 낚시터에서 일하다 보니 타격이 막심하다. 주말이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많았던 방갈로도 이제는 텅텅 빈다고 한다.

송해면 주민들은 북한의 소음공격으로 인해 사람들이 하나둘씩 마을을 떠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생겼다. 다른 형태의 도발로 이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주민들에게 희생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 이들의 바람이다.

송해면 당산리 마을지도자 이만호씨는 "이런저런 고민에 주민들은 지금 충분히 괴롭다. 어쩌면 북한은 자신들이 지금 이기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며 "(정부가) 주민들의 삶을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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