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 관련 문체위 국감 다시 불려갈지도
이라크·요르단 연전 월드컵행 최대 고비
아시아의 맹주 한국 축구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 길목에서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의 선임 과정과 정몽규 회장의 4선 도전 여부를 놓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위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 과정에서 붉어진 의혹은 여전히 국민들의 정서에는 못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해성 전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에 이은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중책을 맡는 과정이 절차적으로 문제가 됐다는 점과 홍 감독이 최종 선택되는 과정에서 이 기술이사가 다른 전력강화위원들로부터 명확하게 동의를 얻었는지가 문체위에서 도마에 올랐다.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축구협회는 설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정 회장은 축구협회의 입장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지 못한 채 버벅거리는 모습으로 비쳐져 국민들의 눈총을 받았다.
그나마 홍 감독은 소신 발언으로 다른 증인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문체위 위원들에게 집중 난타당했다는 점에서 향후 대표팀의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다.
당장 30일 홍 감독은 10월 A매치 기간에 열리는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3·4차전에 나설 선수 명단을 발표해야 한다. 이후 이틀 뒤인 10월2일 문화체육관광부가 홍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감사 결과를 '중간발표' 성격으로 한다.
대표팀의 월드컵 본선행 도전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때지만, 홍 감독은 다시 '피의자' 같은 이미지가 나올 수 있다. 축구장에서 선수들을 지켜보고 옥석을 가려야 할 홍 감독이 과연 리더십을 지킬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정 회장은 문체부의 중간발표 뒤 다시 국회로 간다. 10월7~25일까지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문체위는 정 회장을 22일 열릴 대한체육회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다. 홍 감독도 아직은 국감 증인 명단에 없지만, 문체위가 다시 부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 감독으로서는 '경기장 밖'에서 받는 부담이 무거워질수록 '그라운드 안'에서의 압박도 커질 전망이다.
홍명보호는 내달 10일 요르단을 상대로 원정에서 3차전을 가진 뒤 15일 이라크를 상대로 홈에서 4차전을 치른다. 아시아 강호들과 연전을 치르는 이번 2연전은 3차 예선의 최대 고비다. 이 두 경기에서 모두 이긴다고 해도 홍 감독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쉽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노리는 한국 축구로서는 난처할 수밖에 없다.
/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