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임산부를 구하라

지적장애 경계의 그녀, 미혼모시설 5명중 3명꼴 ['위기 임산부'를 구하라·(中)]

입력 2024-09-25 20:49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9-26 7면

사각지대 '경계선 지능인'


"아동 학대, 인과 판단 못할수도"
영아 유기… 살인미수 징역 사례
"맞춤형 복지 없어 자립 어려워"


지난해 수원 냉장고 영아 살해 친모.
지능 수준이 낮은 임산부들이 늘어남에 따라 관련 법률을 제정해 지원체계 구축에 나서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수원 냉장고 영아 살해 친모. /연합뉴스

 

지난 5월 수원시 장안구의 한 쓰레기 분리수거장에서 출산 직후 유기된 영아가 발견됐다. 친모가 양육을 포기해 현재 입양절차를 밟고 있는 이 아이에게 수원시 아동보호팀 직원들은 아이가 안전하게 보호받길 바라는 마음에 '수호'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지난해 '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사건 이후에도 영아가 유기·살해되는 일은 반복되고 있다. 일선에선 지적 수준이 낮은 위기임산부가 늘고 있어 이들을 관리할 수 있는 관련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25일 경찰청 범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최근 5년 간 영아살해 27건, 영아살해미수 7건이 발생했다. 영아 유기·살해를 막기 위해 감경 사유로 작용하던 영아살해죄가 폐지되는 등 관련법 개정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능 수준이 낮은 위기임산부들이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분석한다. 영아를 위험한 환경에 노출하는 산모의 경우 지능 수준이 일반인보다 낮은 경우가 다수 나타나지만, 정확한 실태 파악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5월 수원에서 영아를 유기한 친모는 최근 1심에서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는데, 재판 과정에서 산모의 지능 수준이 일반 성인에 비해 현저히 낮은 10세 수준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위기임산부 긴급주거 지원사업 관계자들은 지능지수가 70~80에 달해 지적장애까진 아니지만 일반인의 지능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계선 지능인' 상태의 위기임산부가 특히 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한 미혼모협회 관계자는 "현재 긴급주거시설에 들어와 있는 임산부 5명 중 3명이 경계선 지능인"이라며 "통상적으로 시설에서 3개월을 보내면 지역사회로 나가지만, 경계선 지능인의 경우 이해력이 떨어지고 지역사회에 맞춤형 복지체계도 없어 자립시키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 허민숙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지능이 낮으면 본인의 행위가 아동에게 학대가 될 수 있다는 인과관계 판단을 못하는 경우가 많아 행위의 고의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며 "국내 경계선 지능인은 약 600만명으로 추정됨에도 실태 파악이 안 되고 검사시스템조차 없다. 관련 법률을 제정해 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시초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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