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고] 기업환경 개선, 현실적 대안 찾아야 할 때

입력 2024-09-26 20:32
지면 아이콘 지면 2024-09-27 14면
규제·행정 비효율·감사 문제
기업활동 어렵게 만드는 요인
정치개입도 경제 발전 악영향
기업이 사회책임 다할 수 있게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 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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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식 지산그룹 회장
많은 정치인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당선된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기업들이 직면한 수많은 규제와 행정적 비효율, 감사제도의 문제 등은 기업활동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할 때다.

먼저, 현행 규제는 종종 기업의 효율적인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산지관리법에 따라 도로를 조성할 때 산의 측면을 깎아 가파른 경사면을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방식은 산사태 등 자연재해의 위험을 높이고, 도로와 주변 토지의 안전에도 위협이 된다. 산의 원래 지형을 유지하는 대신 주변 지형과 유사한 완만한 경사면을 조성한다면 이 같은 위험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공간을 공원이나 녹지로 활용할 수 있어 경제적이고 환경적으로도 이롭다. 이는 기업은 물론 사회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개선 방안이다.



또한 기업들이 행정기관에서 인허가 절차를 밟을 때 승인을 기다리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지는 것도 큰 문제다. 주말이나 연휴 전에 처리가 지연되거나 담당자의 휴가 등으로 인해 업무가 미뤄지는 경우가 많다. 기업들은 중요한 사업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되고, 비용과 자원의 낭비로 이어지게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담당자가 부재할 경우 대체 인력이 업무를 처리하고, 주말이나 연휴 전에도 신속하게 인허가가 처리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행정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업 활동을 점검하고 지원해야 하는 감사제도 역시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과도하게 기업을 위축시키고 있는 경우가 많다. 기업이 법적 절차를 준수하도록 돕는 것이 감사의 본래 역할이지만, 때로는 감사 자체가 목적이 돼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주고 있다. 우리 기업의 경우에도 창고를 짓는 과정에서 21차례나 지적을 받았으나, 결국 법 위반 사항이 없었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이런 과도한 감사로 인해 기업과 행정기관 모두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게 됐고, 이는 국가적 손실로 이어졌다. 감사는 기업을 감시하고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건전한 성장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지원하는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도 문제다. 도시계획지역 외 지역에서는 건축물의 높이를 4층까지만 제한하고 있어 건축주들은 면적을 늘리기 위해 지하층을 추가로 건축하게 된다. 그러나 지하층은 지상층 대비 1.5배 이상의 비용이 들고 활용도도 낮아 경제적 부담이 크다. 이런 비효율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상에 한 층을 더 허용하는 등 현실적인 법 개정이 필요하다.

소방용 엘리베이터 설치 규정도 마찬가지다. 현행법은 건물이 31m를 초과할 경우 소방용 엘리베이터 설치를 의무화하지만, 경사면에 지어진 건물처럼 모든 층이 지면과 직접 연결된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어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기업이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인허가를 받았더라도, 지자체의 정치적 변화에 따라 승인 요건이 취소되거나 변경되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정치적 입장이 다른 지자체장이 취임할 때 이런 일이 발생하는데, 이는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지역 경제 발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치적 개입은 기업 활동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의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업 활동이 정치적 상황에 휘둘리지 않도록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 기업은 창업자가 국민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며 성장해온 기업으로,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기업이 사회에 이윤을 환원하는 것은 사회 전체의 발전에 기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결국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현실과 맞지 않는 규제와 감사 제도 등을 개선하는 한편 제도적 장치도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 그래야 기업이 국가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한주식 지산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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