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인수·정경해·유영갑·정선임 등 신작도
인천작가회의가 계간 웹진 '작가들' 2024년 가을호(통권 90호)를 발행했다.
'작가들' 편집위원회는 이번 가을호에서 '비평'과 관련한 특집을 준비했다. 이론과 문학작품 사이, 시장과 문학작품 사이, 독자와 문학작품 사이 등 비평은 언제나 '사이'에 있었음에 주목했다. 문학평론가 선우은실은 그 중 독자와 문학작품 사이에 주목했다. 비평의 권위를 의문시했던 시대에 호출됐던 독자에 대한 진지한 질문 속에서 비평의 형질 변화를 절실하게 끌어안는 자리를 발견하고 있다.
'기획연재'에서는 최원식 인하대 명예교수가 지난 호에 이어 나혜석과 입센의 '인형의 집' 번역 전반을 광범위하게 다뤘다. 3·1운동 직후에 상승했던 '인형의 집' 인기와 함께 약동했던 잡지 '신여자'의 여성운동(가들), 그 속에서 청일점으로 활약한 백화 양건식, '인형의 집' 주제가 '노라'의 작곡가 김영환과 백우용의 문학적 삶이 지면 위에서 펼쳐진다.
'우현재'에선 부평 캠프마켓 아카이브 전갑생 수석연구원이 1단계 아카이브 사업에서 건져낸 미군 사진 자료를 확인하며 인천육군조병창(현 캠프마켓)의 역사를 조감했다.
'르포'에 실린 정윤영의 도살장 르포 '진실의 증인이 된다는 것: 도살장 비질의 기록'을 추천한다. 정윤영은 도살장을 찾아가 인간의 가해성을 증언했다. 우리 앞에 도착하는 포장육에서는 감지할 수 없는 도살장의 참혹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웅변이 정돈된 문장 속에서 울려온다.
올여름 유난히 길었던 폭염을 뚫고 나타난 창작의 산물들이 싱그럽다. '시'에선 호인수, 정경해, 유현아, 손유미, 박한, 이원석, 황정현, 주향수, 양승은, 이은주가, '소설'에선 유영갑, 정선임, 박서련이 각각 신작을 냈다.
아동문학을 싣는 '노마네'는 방주현, 이소현의 동시, 김다노의 동화, 조우리의 청소년 소설, 오세란의 아동청소년 문학 비평으로 채웠다. '서평'에서는 황유지가 '신을 잃어버렸어요'(이성혜)를, 이병국이 4·3 사건을 다룬 그림책 '곤을동이 있어요'(엄혜숙)를, 이병국이 '강화'(김시언)를 소개했다.
'작가들'은 온라인(webzinewriters.com)에서 무료로 읽을 수 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