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인천의 음악과 역사 속으로…‘인천 근대 음악 투어’ 시작

입력 2024-09-29 08:20 수정 2024-09-29 14:57

역사 현장서 듣는 근대 음악 투어, 동행 해보니

최초 철도 출발 ‘인천역’에서 ‘경인철도가’ 시작

찬송가, 유행가, 한미 조약 체결 때 연주 음악

하와이 이민자, 학도의용대가 등 숨은 역사도

 

음악으로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투어 매력

10월5일부터 11월23일까지 매주 토요일 운영

“음악으로 인천 바라보는 프로그램 될 것”

지난 28일 ‘인천 근대 음악 투어’ 출발지인 인천역에서 ‘경인철도가’를 연주하고 있는 인천 콘서트 챔버. 2024.9.29 /인천 콘서트 챔버 제공

지난 28일 ‘인천 근대 음악 투어’ 출발지인 인천역에서 ‘경인철도가’를 연주하고 있는 인천 콘서트 챔버. 2024.9.29 /인천 콘서트 챔버 제공

인천의 근대 음악 역사가 개항장에 있는 유적·유물에 포개지고, 역사 속 묻혔던 선율이 다시 울린다.

한국 근대에 인천으로 유입된 서양 음악을 찾아 다양한 콘텐츠로 선보이는 단체 ‘인천 콘서트 챔버’가 음악 투어 프로그램 ‘걸어서 인천 음악 속으로: 인천 근대 음악 투어’를 제작해 출시했다.

이 투어 프로그램은 인천 중구 개항장 일대를 걸으며 만나는 유적과 유물에 담긴 음악적 이야기를 듣고, 그 현장에서 관련 음악을 공연 형태로 감상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지난 28일 오후 진행한 ‘인천 근대 음악 투어’ 첫 일정에 동행했다. 투어 참가자들은 인천역에서 만났다. 참가자들에게는 워크북과 기념품(굿즈) 등이 담긴 웰컴 키트와 설명을 청취할 무선 수신기를 나눠줬다.

투어 참가자들은 1899년 인천과 서울을 이은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이자 근대의 상징인 경인철도가 출발한 인천역에서 인천 콘서트 챔버 이승묵 대표의 설명을 듣고, 아코디언 박준송이 연주하고 바리톤 박대우가 부르는 ‘경인철도가’를 들었다.

이어 개항장 일대를 천천히 걸으며 ‘한국 기독교 100주년 기념탑’ ‘천주교 제물진두 순교성지’ ‘청일조계지’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지’, 자유공원 내에 있는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탑’과 ‘인천학도의용대 호국 기념탑’ ‘제물포구락부’ 등을 둘러봤다.

지난 28일 인천역 앞에 마련된 ‘인천 근대 음악 투어’ 부스. 2024.9.28 /인천 콘서트 챔버 제공

지난 28일 인천역 앞에 마련된 ‘인천 근대 음악 투어’ 부스. 2024.9.28 /인천 콘서트 챔버 제공

현장에서 인천의 근대사와 음악사, 그에 얽힌 음악 공연까지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인천 근대 음악 투어’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

인천(제물포)을 통해 처음으로 유입된 구한말 찬송가, 인천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일본 ‘엔카의 아버지’라 불리는 음악가 고가 마사오(1904~1978)의 ‘아리랑의 노래’, 한미 수교 조약 체결 현장에서 연주된 미국의 ‘양키 두들’, 1902년 제물포에서 하와이로 떠난 한국 최초의 이민자들의 애환이 서린 ‘애국창가’와 최초의 국가 ‘대한제국 애국가’ 등 인천 콘서트 챔버가 고증한 근대 음악이 발길이 닿는 장소마다 울려 퍼졌다.

투어 참가자들뿐 아니라 지나가는 시민들도 ‘인천 근대 음악 투어’ 공연에 발길을 멈추고 관심을 보였다. 참가자들은 한국전쟁이 한창인 1950년 12월18일, 매서운 날씨에 인천 축현국민학교(현 중구 인천시학생교육문화회관 자리) 운동장에 모여 학도의용대 출정식을 갖고 자원입대한 10대 청소년들을 기리는 인천학도의용대 호국 기념탑에서 잠시 묵념하기도 했다.

인천 학도의용대가 당시 부산으로 행군하면서 부른 군가 ‘인천학도의용대가’ 또한 인천 콘서트 챔버가 고증해 최근 음반으로도 발매했다. 현장에서 들으니 더욱 숙연해졌다. 제물포 구락부를 거쳐 카페 팟알에서 투어 일정을 마무리했다. 스티커를 붙일 수 있는 워크북이 있어 재미를 더했다.

지난 28일 ‘인천 근대 음악 투어’ 일정 중 청일조계지 계단 앞에서 ‘아리랑의 노래’를 연주하고 있는 인천 콘서트 챔버. 2024.9.28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지난 28일 ‘인천 근대 음악 투어’ 일정 중 청일조계지 계단 앞에서 ‘아리랑의 노래’를 연주하고 있는 인천 콘서트 챔버. 2024.9.28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인천 콘서트 챔버는 이번 프로그램을 2020년부터 제작해왔다. 올해는 10월5일부터 11월23일까지 매주 토요일 상설 운영한다. 1회당 정원 20명과 150분 정도가 소요되는 도보 코스로 구성했다. 10월에는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각각 출발하고, 11월에는 오후 2시에만 진행한다.

참가 신청은 인천 콘서트 챔버 홈페이지(www.inconcham.com)와 네이버 예약 시스템, QR코드로 할 수 있다.

이승묵 대표에게 기획 의도를 들어봤다. “인천의 역사가 담긴 음악을 공연과 음반 등으로 대중에게 선보였습니다. 이제는 실제 역사가 깃든 인천 근대 유적과 유물이 있는 곳을 관객과 연주자가 함께 탐방하며, 현장에서 관련 음악을 감상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이고자 합니다. 인천의 역사 속 음악이 어떠한 모습으로 지역에 스며있는지 알 수 있으며, 음악으로도 인천을 바라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입니다.”

지난 28일 ‘인천 근대 음악 투어’ 일정 중 인천 콘서트 챔버 이승묵 대표가 투어 참가자들과 함께 인천학도의용대 호국 기념탑에 묵념하고 있다. 2024.9.28 /인천 콘서트 챔버 제공

지난 28일 ‘인천 근대 음악 투어’ 일정 중 인천 콘서트 챔버 이승묵 대표가 투어 참가자들과 함께 인천학도의용대 호국 기념탑에 묵념하고 있다. 2024.9.28 /인천 콘서트 챔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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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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