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상

[자치단상] 비상을 준비하는 송도 제2청사

입력 2024-10-07 19:59
지면 아이콘 지면 2024-10-08 19면
연수구 재개발·인천발 KTX 등 호재 눈앞
원도심 변화 전제 송도동 분구 현실화할 때
이달 송도관리단 개청 2년 단독청사 새시대
두 행정체계 '첫걸음'… 개혁정책 발굴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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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인천시 연수구청장
도시는 시민들이 만들어가고 모든 시민은 정해진 행정체계 안에서 보호받으며 각자의 미래를 꿈꾼다. 그런 시민들의 꿈이 현실이 되도록 소중히 섬기고 올바로 지켜가는 게 바로 정치다. 연수구는 42만 구민이 원도심과 신도심으로 나뉘어 현재와 미래가 공존하는 가능성의 도시다. 내년 개청 30주년을 맞기까지 원도심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상생의 해법을 찾아 쉼 없이 달려왔다. 노후계획도시특별법에 연수구가 포함되도록 시·정부 등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성사시켰고, 인천발 KTX의 출발과 수인선 연계 GTX-B 노선의 원도심 정차 역시 그 성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렇듯 구민의 85% 이상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연수구는 도심 재개발 등 많은 호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원도심의 새로운 변화를 전제로 이제 송도동의 분구도 현실화시켜야 할 때다.

2년 전 인천시는 낡고 해묵은 행정체제에 대한 개편을 발표했다. 동구와 중구를 제물포구와 영종구로 조정하고 서구와 검단구로 분구하는 내용이 골자다. 논의 대상이었던 연수구 분구 문제는 슬그머니 빠졌다. 연수구는 곧바로 인구 유입이 빠르고 급변하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개편에서 제외된 문제를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인구 50만이 넘어선 남동구와 형평성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하지만 연수구는 공항과 항만을 끼고 있는 대한민국의 대표 관문도시다. 분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문화적, 경제적 시너지 효과뿐 아니라 해당 구민들의 욕구도 충만한 상태다. 인구수만을 전제로 한 행정체제 개편은 구시대적 발상이다.



그럼에도 연수구의 인구는 송도국제도시를 중심으로 빠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송도동 인구가 연수구 전체의 절반을 넘어섰고 이에 대한 행정적 수요도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송도국제도시는 인천경제청이 건축인허가, 도시계획 등을 모두 담당하고 있고 시설과 안전관리, 주민 민원까지 고스란히 연수구의 예산과 행정력으로 감당해내고 있다. 인천경제청이 막강한 인허가권과 토지 매각 등으로 발생한 대규모 재정수입을 가져가고 연수구는 경제청의 뒤를 봐주는 상황인 셈이다. 결국 권한은 없고 책임만 부여되는 구조는 지방 재정의 불균형과 구 살림살이의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내년 국제안전도시 인증을 앞두고 최근 발생하고 있는 신도심의 땅 꺼짐 사고나 수도관 파열 등에 공직자들이 발 빠르게 현장대응 하면서도 자괴감마저 드는 이유다.

연수구는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송도동 미추홀타워 17층에 임시 사무실을 두고 6개 팀으로 송도관리단을 꾸려 현장 업무를 시작했다. 늘어난 송도동 주민들의 행정수요뿐 아니라 도시관리 기능과 현장 민원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올해부터는 조직을 송도정책, 시설관리 2개 과와 7개 팀으로 확대해 분야별로 행정 업무를 보고 있다. 10월에는 송도관리단 개청 2주년을 맞아 송도 제2청사 건립과 함께 단독청사에서 새로운 송도동 시대를 시작한다. 구청장 후보자 시절 공약이기도 하지만 구민이 중심이 되는 미래 행정의 틀을 만든다는 차원에서 추진해 온 결과다. 송도 제2청사는 이제부터 연수구가 두 개의 행정체계를 본격적으로 실행한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지방자치단체가 사회적 변화와 여건에 부합한 행정체계를 갖추는 일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연수구는 그동안 원도심의 본청에서 원·신도심이 나뉘어 있는 문화와 환경에 맞춰 원하는 바가 서로 다른 구정을 발굴하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번 송도 제2청사의 출범은 분구를 위한 첫걸음이자 지역에 맞는 정책개발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연수구가 원도심의 체계적 정비와 생활기반 확충, 도시가치 회복을 위한 '원도심 재생 New 마스터플랜'을 발표 추진 중이듯이 이제는 미래를 향한 더 새롭고 개혁적인 정책적 대안들을 발굴해 갈 예정이다. 시민을 위한 행정의 틀을 바꾸는 일은 무엇보다 주민과의 소통이 전제되어야 하고 체계적인 준비도 뒤따라야 하는 힘겨운 과정이다. 지금은 어느 때 보다 우리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는 것 보다 모두가 함께하는 상생의 지혜가 필요한 때다. 연수구 분구, 이제는 말이 아니고 실천이다.

/이재호 인천시 연수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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