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AI활용 저작권이란 뭔지 질문하게 해

수원시립미술관2
한애규作 '지모신'(1993). /수원시립미술관 제공

미술품의 원본과 복제, 둘 사이 관계를 조명하는 소장품 전시 '세컨드 임팩트'(4월23일자 15면 보도=[전시리뷰] 수원시립미술관 소장품 상설전 '세컨드 임팩트')의 일부 작품 등이 교체된 2부가 공개됐다.

수원시립미술관은 2024 소장품 상설전 '세컨드 임팩트'의 2부를 미술관 4전시실에서 내년 3월3일까지 선보인다고 밝혔다. 해당 전시는 미술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원본과 복제품을 함께 배치한 것으로, 1부는 지난 4월부터 지난달까지 열렸다.

2부에서는 1부보다 많은 작품과 복제본을 만날 수 있다. 특히 3D 프린터와 생성형 AI를 활용한 예술품 제작은 이번 전시의 주된 화두로, "사진이 여러 논란을 거쳐 현재의 예술 장르로 자리 잡아 온 것처럼, 앞으로 3D 프린터와 생성형 AI로 제작된 예술작품 또한 복잡한 합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관람객에게 전한다.

전시장에는 소장품, 소장품의 복제품, 2차적 저작물이 한데 공존한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2m 크기의 황토색 조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한애규의 테라코타 작업 '지모신'(1993)과 이를 이미지화한 복제 조형물이 배치돼 있다. 관람객들은 조형물과 함께 설치된 거울에서 사진을 촬영한 후 원본 작품을 마주하게 된다.

수원의 과거와 현재를 한 사진에 다룬 안성석의 작품 '역사적 현재 002'·'역사적 현재 004'(2010) 바로 앞에 설치된 모니터에서는 동일한 피사체를 같은 장소에서 촬영한 과거와 현대의 자료사진이 재생된다. 유사하게 촬영한 두 사진이 예술품과 단순 자료로 나뉘게 되는 미묘한 지점을 표현했다.

대형 빗 두 개로 구성된 심영철의 '빗의 단계적 표상'(1983)은 3D 프린터를 활용해 복제품을 만들었다. 사물과 현상에 집중한 심영철의 나무 조각 작품은 1:4 비율로 제작됐다. 직접 나무를 갈고 채색한 원작과 달리, 기계를 활용한 복제품은 완벽한 대칭과 균등한 간격 등을 보여준다.

수원시립미술관 관계자는 "풍부한 전시 구성을 통해 1부 전시를 관람하거나 관람하지 않은 분들 모두 원본과 복제 간의 관계, 경계 그리고 원본에 대한 정의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