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탑역 살인예고' 작성자 미궁… 유사 게시글 40%가 검거 안돼

입력 2024-10-07 20:20
지면 아이콘 지면 2024-10-08 7면
해외 서버 커뮤니티·익명성 악용
남부청, 모방범죄 우려 수사 온힘


경찰이 '성남 야탑역 살인예고 글' 작성자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하는 등 여전히 수사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력한 익명·보안성을 자랑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범인이 특정되지 않고 있는 점을 노려 '모방범죄'로 이어지진 않을지 수사당국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달 19일 인터넷 커뮤니티 A사이트에 '야탑역에서 칼부림을 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작성한 인물을 수사하는 것과 관련, "익명성을 표방하는 해외(주소)사이트이다 보니 신원 특정에 어려움이 있다"고 7일 밝혔다.



국제공조와 함께 A사이트와 연결된 유관 사이트를 추적하는 등 여러 수사기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A사이트는 서버를 해외에 둔 데다 별도 회원가입이나 글을 게시할 때 인증 절차가 없는 등 사실상 '완전 익명성'을 표방하고 있다.

실제 경기남부지역에서 지난해 8월 최원종의 '분당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유사 범죄를 저지르겠다는 내용으로 올라온 '살인 예고' 게시물 작성자 중 40%가 검거되지 않았을 정도로 경찰은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기간 경찰에 발생·접수된 관련 사건 146건 가운데, 58건은 검거되지 않은 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모방범죄로 번지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크게 알려지지 않은 해외 커뮤니티를 상대로 한 이번 수사가 범인을 특정하지 못하는 등 오리무중에 빠진 상황이 외려 '광고 효과'로 악용될 여지를 염려하는 것이다. 유사 사건 발생 때마다 범행 예고 지역에 대규모 경찰력이 투입되는 등 행정력 낭비 논란도 끊이지 않는 만큼, 수사력을 집중해 유사 범죄를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수사당국에서 강하게 감지된다.

경찰은 대중을 향한 살인예고 등 강력범죄 예고자를 상대로 행정력 투입 비용을 산출하는 방식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까지 적극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모방범죄 등 유사한 범죄가 발생할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서도 "국제 공조를 띄우고 관련 사이트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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