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무시한 인천공항, 지상조업 사고 3년새 2배 넘게 발생

입력 2024-10-15 19:49 수정 2024-10-15 20:10
지면 아이콘 지면 2024-10-16 6면
사고 2020년 14→작년 36건 늘어
열악한 근무환경에 인력난 원인
이연희 의원 "국토부서 개선해야"


인천국제공항 활주로
공항에서 항공기 견인이나 이착륙 시 이뤄지는 '지상조업' 도중 발생한 안전사고가 인천공항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작업자들이 지상작업을 하고 있다. /경인일보DB

인천국제공항 등에서 항공기 견인이나 이착륙 시 이뤄지는 '지상조업' 도중 발생한 안전사고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연희(민·충북 청주흥덕) 의원이 15일 발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전국 공항에서 발생한 지상조업 안전사고는 총 21건이다.



2020년 14건, 2021년 17건, 2022년 27건, 2023년 36건 등 관련 사고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이 기간 발생한 지상조업 안전사고를 공항별로 보면 인천공항이 54건(4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김포공항 28건(24%), 제주공항 13건(11%), 김해공항 10건(9%), 기타공항 10건(9%) 순이었다.

지난 6월에는 인천공항에서 화물을 끌고 가는 터그카(Tug Car) 조수석에 탑승하고 있던 노동자가 낙상 사고를 당했다. 이보다 앞선 4월에는 항공기 화물칸 문을 닫던 노동자가 화물을 비행기로 이동시키는 카고 로더(Cargo Loader)에서 떨어져 다쳤다. 2022년 12월에는 시속 3㎞ 정도로 느리게 움직이는 토잉카(Towing Car·항공기 견인 트랙터)에 50대 남성이 깔려 숨지는 사고가 났다. (2022년 12월28일자 6면 보도='시속 3㎞' 토잉카(항공기 견인 트랙터)에 깔려 숨지는 노동자들)

공항 지상조업은 중장비를 다루는 일이 많아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장 노동자들은 사고 원인으로 인력난 등을 꼽는다.

인천공항 한 노동자는 "공항 인력 수요는 늘어나는데 열악한 근무환경을 버티지 못하고 퇴사하는 직원이 많다"며 "그러다 보니 신규 채용 인력이 제대로 된 안전교육도 받지 못하고 급하게 현장에 투입되면서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상조업사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인력 충원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는 2021년 지상조업사 영업 허가 심사 항목에 안전관리 체계, 근로환경 개선 노력 등을 포함하는 '지상조업 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내놓았다. 그런데도 사고가 줄지 않자 지상조업사 법인에도 차량이나 장비 등에 대한 안전 검사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의 '공항시설법 개정안'이 지난 8월부터 시행됐다. 이전까지는 업무 수행자에게만 안전 검사 의무가 있었다.

이연희 의원은 "지상조업 도중 발생한 사고는 무엇보다 중요한 항공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며 "국토부는 공항 내 안전사고 예방과 노동자 근무 환경 개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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