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당대표 비서실장 간략 설명… 사실상 '빈손 회동'
3대 방안·특별감찰관 임명 건의
여야의정 협의체 조속 출범 요청
"윤 반응·안건 답변 드릴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며 차담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2024.10.21 /대통령실 제공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83일 만에 마주 앉았지만 사실상 빈손회동이었다.
정부여당의 만남이었지만 양측은 어떠한 합의 내용도 밝히지 못했고, 공동 브리핑도 하지 못했다.
다만 한 대표측만 윤 대통령께 김건희 여사 이슈를 선제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여론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회동은 21일 오후 4시54분께부터 1시간30여분간 진행됐다.
대통령실은 회동이 시작된 대통령실 앞 야외정원인 파인그라스 산책 스케치만 전했을 뿐 별도 브리핑이 없었다.
국민의힘은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을 세워 간략하게 대통령에게 전달한 내용만 밝혔다.
박 실장은 "나빠지고 있는 민심과 여론 상황, 이에 따른 과감한 변화와 쇄신의 필요성을 전했다"면서 " 두번째로 김건희 여사 이슈 해소와 관련해 앞서 밝힌 3가지 방안, 즉 인적 쇄신·대외활동 중단·의혹상황설명 및 해소, 특별감찰관 임명의 필요성 등을 말씀드렸다"고 했다.
또 그는 "우리 정부의 개혁정책·외교안보정책에 대해 지지하고 당이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면서 "다만 개혁의 추진동력을 위해서 부담되는 이슈를 선제적으로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도 전달드렸다"고 했다. 김 여사 이슈 해소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그러나 김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여야의정협의체의 조속한 출범이 필요하다"는 것과 "고물가·고금리 등 민생정책에 있어 당·정·대 협력강화에 대해서도 말씀을 나눴다"고 했다.
박 실장은 브리핑 내용은 회담 후 만난 한동훈 대표로부터 구술로 들은 내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반응 혹은 안건에 대한 답변에 대해서는 "회동에 배석하지 않아 질문에 답변을 드릴 수 없다"거나 "답변을 드리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또 회동 후 한 대표가 어떤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눴냐에 대해서도 "그에 대한 특별한 말씀이 없었다"고 전했다. 한 대표의 표정을 묻는 질문에도 "해가 다 진 상황이라 얼굴 표정이 확인이 안됐다"는 등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이같은 상황은 지난 7월30일, 당 대표 선거 직후 있었던 양측 회동보다 무거워진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당시에는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라는 설명이 덧붙었으나 이번 회동에는 분위기 스케치조차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의종·권순정기자 jej@kyeongin.com
<저작권자 ⓒ 경인일보 (www.kyeongin.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