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도권 접경지 '기회발전특구' 배제 즉각 철회하라

입력 2024-10-30 20:00
지면 아이콘 지면 2024-10-31 19면

박형준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이 대통령실 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지빙 정부 과제를 설명하고 있다.
박형준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이 대통령실 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지빙 정부 과제를 설명하고 있다. 2024. 10.29 /시도지사협의회 제공
 

박형준 시도지사협의회장이 수도권의 기회발전특구 지정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경기·인천지역의 지정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는 의미다. 박 협의회장은 지난 28일 대통령실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정부의 2차 지정이 임박한 기회발전특구에 대해 "원래 대상으로 삼았던 지역을 너무 포괄적으로 적용하면 법이 뒤집어진다"면서 비수도권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협의회장은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과 대통령실에도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2차 특구 지정을 위해 지역과 면적을 정하는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는 실제로 경기도를 제외시켰고, 산업자원부도 지방시대위원회의 심의 의결 없이 경기와 인천 지역을 대상에서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회발전특구는 현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로 각 지방자치단체가 자발적으로 선정한 지역별 비교우위 산업에 속하는 기업을 유치하고 지원해 기업의 지속적 성장과 국토의 균형된 발전을 도모하는 경제특구를 말한다. 특구로 지정되면 5년간 법인세 100% 감면, 이후 2년간 50%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 6월 1차로 전남을 비롯한 8개 시·도 23개 지역을 지정했다. 이때 수도권은 아예 신청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후 정부가 특구 지정에 필요한 문턱을 낮추면서 경기도에서 가평·연천·포천·동두천·양주·김포·고양·파주 등 8개 지역, 인천에서는 강화·옹진 지역이 특구로 지정될 기회를 얻게 됐다. 하지만 불과 한두 달 사이에 분위기가 급변해 모두 물거품이 될 처지에 놓였다.

두말할 필요 없이 경기와 인천의 해당 지역은 접경지로서 경제 낙후지역이고 인구감소 지역이다. 제반 환경이 비수도권보다 더 열악하다. 동두천의 경우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1천890만원으로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낮다. 경기도의 나머지 대상 지역 형편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강화와 옹진 지역은 지난 6월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발표한 '낙후도 분석을 통한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개선 방향' 보고서에서 1~5등급의 낙후도 중 심각 단계인 2등급으로 분류된 지역이다. 이들 지역이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되지 않아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오히려 기회발전특구의 근거법인 지역균형발전 특별법의 제정 취지와 목적에 비수도권보다 더 부합되는 지역이다. 그럼에도 끝내 배제한다면 이 또한 지역차별이다. 이들 지역을 대상에서 배제한 게 사실이라면 즉각 철회함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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