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아 의원, 법 개정안 추진… 제작 지연문제 해결 학습권 보호 기대
시각장애를 가진 학생과 교사들도 새 학기 전에 점자로 된 교과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개정안)이 발의돼 주목된다.
국회 교육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 소속 백승아(더불어민주당·비례) 의원은 지난 8일 이 같은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은 교육부 장관은 새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점자 교과서 등 교과용 도서의 대체 자료를 제작·보급해야 한다고 정했다. 또 점자 교과서를 만들기 위한 용도로 출판사 등에 디지털 파일을 요청할 경우, 출판사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하도록 했다. 교과서 대체자료의 제작·보급 방식, 디지털 파일 납본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그동안 교육부가 일괄적으로 점자 교과서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오랜 시간이 소요돼 시각장애 학생·교원들은 학기가 시작하고 나서도 점자 교과서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현행법상 점자책을 만들기 위해 출판사 등에 디지털 파일을 요청할 수 있는 곳은 국립장애인도서관뿐이다.
이 때문에 점자 책을 만드는 전국의 학교, 도서관 등은 원본 도서를 스캔한 뒤 오류를 찾거나, 일일히 컴퓨터에 텍스트를 옮겨 적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11월4일자 1면 보도=11월 4일은 '한글 점자의 날'… 일상의 글자로 점점 다가가기 [손끝에 닿지 않는 '훈맹정음'·(上)]·10면 보도=택시 타고 왕복 3시간 '점자교육기관'… "힘들어서 결국 포기" [손끝에 닿지 않는 '훈맹정음'·(上)])
백승아 의원은 "특수교육법에 따라 장애인은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을 받도록 정하고 있지만, 그동안 점자 교과서의 제작과 보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받았다"며 "정부가 나서 장애인 교육이 차별받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한글 점자인 '훈맹정음'(訓盲正音)은 인천 강화군에서 태어난 송암 박두성(1888~1963) 선생이 1926년 11월4일 창제해 올해로 98주년을 맞았다. 지난 4일 '한글 점자의 날'을 맞아 인천에서는 송암을 기리고 훈맹정음의 우수성을 알리는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정선아기자 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