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연평어장 어획량 급감
10월 118.7t… 작년 동월엔 615.2t
옹진군, 조업기간 1개월 연장 요청
백령도 북쪽 어장 2.5㎢ 확대 건의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선착장에서 어선들이 출항하고 있다. /경인일보DB |
올해 하반기 연평어장 꽃게 어획량이 급감해 조업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어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남북관계 긴장 등 안보 이슈에 더해 기후변화 피해까지 받고 있는 서해5도 어민들의 생계를 위해 적극적인 조업여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경인서부수산업협동조합(옛 옹진수협)의 위판 현황을 보면 지난달 연평어장 꽃게 어획량은 118.7t으로, 지난해 같은 달 어획량(615.2t)의 19.3%에 불과했다. 하반기 꽃게 조업철(9~11월)이 시작된 지난 9월에도 연평어장 꽃게 어획량은 152.5t으로 전년 동월(313.3t)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9~10월 연평어장 꽃게 어획량만 전년보다 70.8%나 줄어든 셈이다.
서해5도 주민들은 남북 간 긴장상태가 조성될 때마다 심리적 불안감은 물론 생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특히 어업 활동에서는 한정된 어장 규모와 전국 유일 야간조업 통제, 중국어선 불법 조업 등으로 수십 년간 고통을 감내해왔다.
특히 올해는 여름 무더위로 이례적 고수온 관측이 장기간 발생하며 높아진 바닷물 수온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아 하반기 꽃게 어획량 감소를 비롯해 다양한 어족 자원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옹진군은 서해5도 주민을 위한 지원책 일환으로 '서해5도 조업여건 개선'을 최근 정부와 인천시에 요청했다. 개선안에는 6개월로 제한된 '2중 이상 자망 어선'의 꽃게 조업기간을 1개월 연장해야 한다는 내용과 그간 서해5도 어장 확대 과정에서 계속 제외된 '백령 북방어장 확장' 등이 담겼다.
서해 꽃게 어획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연평어장 꽃게는 그물을 2개 이상 겹쳐 잡는 2중 이상 자망을 사용해 타지역 통발·안강망 방식보다 품질이 좋다. 2중 이상 자망은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시·도지사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조업기간에도 제한을 받는다.
인천수협연안공판장에서 갓 잡은 꽃게 경매하는 모습. /경인일보DB |
연평도의 경우 2중 이상 자망 승인 어선은 모두 37척으로, 꽃게 금어기(7~8월) 전·후 3개월씩만 조업이 가능하다. 옹진군과 어민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꽃게 어획량 감소 등에 대처하기 위해 조업 기간을 한 달 정도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옹진군은 올해 3월 정부가 확대한 서해5도 어장(3월 7일자 1면 보도='축구장 2만6406개만큼' 넓어지는 서해5도 어장)에 포함되지 못한 백령도 북쪽 어장을 2.5㎢ 정도 늘려야 한다고 건의했다. 당시 대청도와 연평도는 각 144㎢, 25㎢씩 어장이 확대됐지만 백령도는 빠졌다. 이밖에 옹진군은 백령도 인근에서 자주 발견되는 오징어 조업 등을 위해서라도 야간 시간대 조업 허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옹진군과 어민들의 요구는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업기간의 경우 국립수산과학원의 수산자원 종류 조사와 예상 어획량 자료 등이 필요해 1년 이상 별도 연구용역을 거쳐야 한다는 게 인천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백령도 어장 확대와 야간 조업 역시 군당국에서 부정적 입장을 견지 중이다.
박태원 전 연평도 어촌계장은 "이상기온으로 꽃게를 비롯한 각종 어종이 사라지고 있는데 과거에 정한 금어기와 조업기간 등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어민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꽃게 TAC(총허용어획량)와 조업기간 제한 등을 탄력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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