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금' 고소·고발 등 시점 못정해
"市감사 토대로" 구체 시기 말아껴
인천시가 송도센트럴파크호텔(E4호텔) 운영사의 비위 문제와 관련해 인천도시공사(iH)에 수사 의뢰를 요구하고 나섰으나, iH가 두 달 넘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10일 iH에 따르면 iH는 E4호텔의 운영사인 '미래금'에 대한 고소·고발과 수사 의뢰 시점을 아직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인천시는 지난 8월 iH와 E4호텔 시공사인 대야산업개발, 운영사 미래금 간에 벌어진 공사 대금 청구 및 유치권 관련 특정 감사를 진행했다. 인천시는 감사 결과 시공사와 운영사 간 위법 행위로 의심할 정황이 있다며 iH가 수사 의뢰에 나설 것을 통보했다.
관광호텔과 레지던스호텔 등 2개 건물로 구성된 E4호텔은 지난 2012년 iH가 송도국제도시 호텔 건립 민간사업자 공모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개발이 진행됐다. 그러나 레지던스호텔은 공사대금 정산 문제를 두고 시공사의 유치권 행사와 각종 소송이 얽히면서 건설이 중단된 채 방치돼 있다.
지난 2020년 시공사인 대야산업개발은 iH와 미래금을 상대로 공사대금 451억원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고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법원은 지난 7월 iH가 시공사에 공사대금 409억원과 공사지연에 따른 272억원의 이자를 지급하는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iH 이사회는 공사대금 청구액이 과도하게 산정됐다고 보고 법원의 강제조정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iH 이사회가 법원의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는 대야산업개발과 미래금의 특수관계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두 회사의 대표는 동일 인물인데, 미래금이 지난 2013년 대야산업개발에 레지던스호텔 발주계약을 맺을 당시 공사대금을 과다하게 산정했다고 보고 있다. 인천시 역시 특정 감사에서 같은 문제를 파악하고 iH에 수사 의뢰를 요구했으나 아직 진전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iH가 언제 수사 의뢰에 나설지 공유 받은 내용은 없다"며 "감사 단계에서 고의로 공사비를 부풀린 정황 등 배임과 횡령 등의 혐의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iH 관계자는 "인천시 감사결과를 토대로 호텔 운영사에 대한 고소·고발을 준비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수사 의뢰 시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