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러 전쟁 여파 항공수요 韓 쏠림
미·중 갈등에 줄어든 직항도 영향
횟수·요금 일본比 '운임 경쟁' 우위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인천공항 중국·일본 환승객이 전년에 비해 14% 증가했다. /경인일보DB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인천공항 중국·일본 환승객이 전년에 비해 14% 증가했다. /경인일보DB
 

미·중 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인천국제공항에서 환승하는 중국과 일본 승객이 전년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중국 환승객은 85만7천446명, 일본 환승객은 42만4천1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중국 환승객은 72.9%, 일본 환승객은 32.3% 급증했다. 전체 환승객 수(549만3천175명)는 지난해 같은 기간(480만5천465명)보다 14.3% 정도 늘어난 수준에 그쳤다.

항공업계에선 미·중 갈등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영향으로 인천공항 중국 환승객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이나 미주 지역에서 출발해 중국으로 가는 항공기의 경우 대부분 러시아 공역을 통과해야 하는데 전쟁 영향으로 공역 통과가 어렵다. 러시아 공역을 우회해 중국으로 가기 위해선 항공기가 2시간 정도 우회해야 한다.

연료 비용이 올라가고 중국 내수 침체로 승객 수요도 줄어들면서 항공사들이 이 노선 운항을 중단하고 있다는 게 항공업계 관계자들 설명이다. 이 때문에 중국과 미주, 유럽 등을 오가는 승객들이 인천공항에서 환승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인천공항공사는 분석했다.

미·중 갈등으로 미국과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이 줄어든 것도 인천공항 중국 환승객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 미국과 중국을 잇는 직항 항공편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4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고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일본 항공편의 경우 한국 항공사들보다 운임 경쟁력이 떨어져 승객들이 국내 항공사를 많이 찾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항공편 요금은 일본의 60~70% 수준이라고 한다. 이런 이유로 유럽행 일본 승객 상당수가 인천공항 등 우리나라에서 환승하는 것으로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대외적 여건으로 인해 인천공항 환승객이 전년보다 늘어났다"며 "환승객 증가세가 유지되도록 인센티브나 환승객을 위한 프로그램 등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