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평양서 날아온 쓰레기… 제독장비 입은 군인들, 위험물질 만반의 준비

입력 2024-11-13 19:58 수정 2024-11-13 20:16
지면 아이콘 지면 2024-11-14 6면

17사단, 오물풍선 등 제병협동훈련


올 6월부터 지난달까지 30차례 관측
확성기·미사일 등 안보 위협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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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17사단 제병협동훈련이 실시된 인천 서구 장도 종합 훈련장에서 K808 차륜형장갑차와 병력들이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이번 훈련은 사단과 수도군단의 전투병력 250여 명과 K1E1 전차, K808 차륜형 장갑차, K9A1, K55A1 자주포, KUH-1 수리온 헬기 등 40여 대의 대규모 전력이 투입됐다. 2024.11.13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13일 인천 서구 장도종합훈련장에 전시된 오물 풍선 잔해 중 음료수 용기가 눈에 들어왔다. '딸기 단물'이라고 쓰인 용기에는 생산지가 '평양시 만경대구역'이라고 표기돼 있었다. 북한에서 온 쓰레기라는 것이 실감났다. 이런 생활폐기물이나 전단지, 담배꽁초 등을 가득 채운 비닐봉지가 실리콘 풍선에 달려 날아오다 기폭 장치가 터지면서 인천 등지에 떨어지는 것이다.

17사단은 이날 오물 풍선 분석에 사용되는 전자 내시경, 폭발물 탐지기, 복합 가스 측정기 등을 취재진에 공개하고, 제독 장비를 입은 대원들이 풍선을 처리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아직까지 풍선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위험물질이 언제 동반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7사단 제병협동훈련
13일 17사단 제병협동훈련이 실시된 인천 서구 장도 종합 훈련장에서 각종 중 화기들이 가상 적진을 향해 집결해 있다. 이번 훈련은 사단과 수도군단의 전투병력 250여 명과 K1E1 전차, K808 차륜형 장갑차, K9A1, K55A1 자주포, KUH-1 수리온 헬기 등 40여 대의 대규모 전력이 투입됐다./김용국기자yong@kyeongin.com
오물 풍선은 육군 17사단 작전지역인 인천과 부천, 김포 등지에서 올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30차례 관측됐다. 17사단은 총 387차례에 걸쳐 풍선 잔해 등을 수거했다. 다행히 오물 풍선으로 인한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군 당국은 폭발이나 화생방 상황에 대비해 '위험성 폭발물 개척팀'과 '화생방신속대응팀'을 출동시키고 있다.



경찰에 관련 신고가 접수되면 사단 산하의 각 부대 5분 대기조가 출동해 현장을 통제한다. 이후 폭발물, 화학물질, 방사능 등 여부를 파악한 뒤 이상이 없으면 잔해물을 수거해 소각하고 있다.

 

17사단 제병협동훈련
13일 17사단 제병협동훈련이 실시된 인천 서구 장도 종합 훈련장에서 사단 수색대원을 태운 수리온 헬기가 적진에 침투하기 위해 진입하고 있다. 이번 훈련은 사단과 수도군단의 전투병력 250여 명과 K1E1 전차, K808 차륜형 장갑차, K9A1, K55A1 자주포, KUH-1 수리온 헬기 등 40여 대의 대규모 전력이 투입됐다./김용국기자yong@kyeongin.com
17사단은 이날 대남 확성기 공격, 미사일 도발 등 최근 안보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제병협동훈련도 실시했다. 다수의 병과 부대가 연합해 실시하는 훈련으로, 정찰용 드론을 비롯한 K1E1 전차, K808 차륜형 장갑차, KUH-1 수리온 헬기, K239 다연장로켓 천무 등 40여대의 대규모 전력이 투입됐다. 훈련은 작전지역으로 침투한 적을 부대가 역습으로 격멸하는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정해권 인천시의회 의장, 김병수 김포시장, 이천식 인천해양경찰서장, 학군사관 후보생, 지역 주민 등 100여명이 훈련을 지켜봤다. 송창욱 육군17사단 전차 대대장은 "적이 언제 어떤 모습으로 도발하더라도 즉각·강력히·끝까지 응징할 준비가 돼 있다"며 "국민이 신뢰하고 적이 가장 두려워하는 부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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