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우블리데스가 제기한 유명한 궤변 하나. 『크레타 사람 에피메니데스는 말한다「크레타인은 모두 거짓말쟁이다」.』 에피메니데스의 진술은 참인가 거짓인가. 그는 크레타 사람이다.

그러므로 그 자신도 거짓말쟁이다. 그러므로 그의 말은 거짓이다. 그러므로 크레타사람은 모두 거짓말쟁이가 아니다. 에피메니데스는 크레타인이므로 그의 말은 참이다.

그러므로 크레타인은 모두 거짓말쟁이라는 말은 사실이다. 따라서…. 밤을 새워도 돌고 도는 논리다. 궤변은 확실히 로고스(이성적 언어)의 무덤이다.



 논리학은 「모두」, 「모든」, 「전부」 따위 전체를 지칭하는 말을 조심스럽게 쓰라고 가르친다. 전칭명제(全稱命題)는 진위판별이 어려울 뿐더러 가볍게 논파(論破)당할 수 있다.

「결코」, 「전혀」같은 부사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이런 말들을 사용한다. 무심코 혹은 자신의 이야기를 강조하기 위해서.

때로는 스스로 「덫」에 치이기도 하지만 일상언어에서는 그래도 문맥에 따라 의사소통에 지장이 없다.

 「말」을 무기로 하는 사람들은 전칭명제의 함정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이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해 즐겨 쓰는 방식은 이미지활용이다.

한 번 굳어진 이미지는 좀처럼 바꾸기 힘들다. 그것이 잘못된 정보에서 비롯됐건, 선입견 편견에 의해 형성됐건 상관없다.

꼬투리를 잡힌 상대는 이전에 형성된 이미지로 인해 사실여부를 떠나 큰 타격을 입게 마련이다. 한 번 거짓말쟁이는 영원한 거짓말쟁이가 된다.

 야당 국회의원이 언론을 길들이기 위한 청와대 비밀보고서라는 문건을 폭로해서 나라안이 시끄럽다. 역대 정권이 언론공작을 해왔으므로 국민의 정부도 그럴 것이라고 믿는 측과 구체적으로 작성자까지 거론하며 「역조작」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만약 사실이라면」 「사실이 아니라면」하는 성급한 가정도 난무한다. 「정권의 도덕성」과 「언론의 자유」라는 중대한 가치가 걸린 문제다. 문건의 진위부터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

楊 勳 道 <제2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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