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로돔 시아누크 캄보디아 국왕(81)은 작년 9월2일 “왕좌에서 물러나면 북한에서 살고 싶다”고 했고 “핵전쟁이 일어나도 두렵지 않다”고 했다. 30여년간 친구였던 김일성 주석이 생전에 그를 위해 평양에 세워둔 궁궐(저택)에 와 살 것을 김정일 위원장이 요청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뿐이 아니라 그는 김정일 장군님이 가꾸는 '지상낙원'을 선망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21세기의 태양' '우리 행성(지구)의 수호신' '만민의 하늘' '철학의 거장' 등 김 위원장에 대한 1천200개의 극찬 호칭뿐 아니라 1천 곡도 넘는다는 칭송의 노래―'용비어천가'까지도 흥얼거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왜 '우리는 행복해요'라는 코러스(합창)도 우렁찬 저 유토피아에 탈북 방지 목책(木柵)은 설치하고 빠져 죽으라는 함정은 파 놓는 것인가. 400㎞ 북·중 국경을 봉쇄하라는 명령에 따라 2m 높이의 나무 성벽을 둘러쌓고 요소 요소엔 깊이 3∼5m의 함정을 판 뒤 그 바닥엔 뾰족한 창살을 꽂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북·중 국경은 물론 러시아, 베트남 등 수천㎞를 돌아 그야말로 '필사적'인 지옥 유랑(流浪)을 떠나는 탈북자가 끊이질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끊이기는 커녕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탈북자 지해남(池海南)이 작년 3월5일 미상원 외교위 동아시아태평양소위원회에서 증언한 바로는 북한 주민의 6할이 탈출을 희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탈북자들에겐 주변국, 특히 중국과 한국의 도움이 절실하다. 그런데도 중국이 투먼(圖們)시 탈북자 수용소의 탈북자 7명을 북송했다는 건 어불성설이고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오보”라는 등 멀쩡히 있다가 한 달 뒤인 지난 14일에야 우리 정부가 알았다는 건 더욱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작년 1월에도 10명을 북송했던 비극이 되풀이되다니 어이가 없을 뿐이다. 설마 “유토피아로 돌아가는 건데 뭐 어떠냐”는 식은 아니겠지? /吳東煥(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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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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